英서 시신 39구 담긴 컨테이너 발견…밀입국자로 추정
제브뤼헤에서 퍼피트로 들어와…차량은 불가리아 국적
버넷 "냉동 컨테이너인 듯…영하 25도까지 내려가"
영국 에식스 주에서 23일(현지시간) 시신 39구가 담긴 컨테이너 차량이 발견됐다. © 로이터=뉴스1 |
영국 에식스주(州)에서 23일(현지시간) 39구의 시신을 실은 컨테이너 차량이 발견돼 현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컨테이너를 이용해 불법 이민을 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BBC에 따르면, 컨테이너 차량은 이날 오전 1시40분쯤에 에식스주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당시 컨테이너에는 10대 청소년 시신 한 구와 38명의 성인 시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컨테이너는 인근에 있는 틸버리 부두의 안전한 장소로 옮겨진 상태다.
피파 밀스 부지서장은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차량 운전자인 북부 아일랜드 출신인 25세 남성은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은 이날 자정을 넘겨 벨기에 제브뤼헤에서 배를 통해 에식스의 퍼피트로 들어왔고 배는 35분 뒤 떠났다.
불가리아 외무부 대변인은 발견된 차량이 아일랜드 여성이 소유한 불가리아 기업이 소유한 차량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들이 불가리아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영국 대형트럭수송협회의 리처드 버넷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컨테이너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갈 수 있는 냉동 컨테이너인 것처럼 보인다며 "타고 있던 사람들이 매우 끔찍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에식스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에 충격받았다"며 "정기적인 보고를 받고 있다. 내무부는 에식스 경찰과 긴밀히 협조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혀낼 것이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그들이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함께한다"고 말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믿을 수 없는 인류의 비극"이라며 "필사적이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39명의 사람들이 컨테이너 안에서 질식사로 목숨을 잃는 상황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00년에도 비극적인 밀입국 사건이 있었다. 당시 영국 세관 관계자들은 도버 남쪽 항구에 있던 토마토 트럭에 가득 차 있는 중국인 시신 58구를 발견했었다.
BBC는 프랑스 칼레의 이민자 캠프가 3년 전 폐쇄되고 도버 해협의 안보 조치가 강화되면서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밀입국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이민자들이 화물과 함께 들어오는 등 더 위험한 방법들을 사용해 모든 항구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민자들이 1만파운드(약 151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컨테이너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