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안태근 실형, 예상 못한 결과…진실의 힘"
일부 언론서 소회 밝혀…내일 입장 발표 기자회견
"내부 고발자 손가락질, 가해자 옹호 檢 바뀌어야"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서기호 변호사와 함께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23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서 검사는 "전혀 예상 못 한 결과"라며 반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에게 검찰의 구형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였던 안 전 국장은 이날 실형 선고로 법정구속됐다.
서 검사는 이날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심 결과와 관련해 "너무나 당연한 결과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검찰이 의도적으로 부실하게 수사하고 저를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것을 1년 동안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검찰이 정의로워지길 바라고 한 일인데 검찰의 거대한 힘만 확인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며 "내가 가진 유일한 힘은 진실밖에 없었고 내 진심과 진실이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사회는 이젠 종결돼야 한다"며 "내부 고발자를 창녀, 꽃뱀, 배신자라 부르며 손가락질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이 잔인한 공동체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검찰 개혁 필요성을 재차 촉구했다,
앞서 서 검사의 변호를 맡은 서기호 변호사 또한 이날 결과에 대해 "예상이 어려웠다. 재판부가 변론 재개 신청도 받아주지 않아서 비관적이었다"고 말했다.
서 검사 측은 지난 17일 재판이 종결된 후에도 공판 재개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서 검사의 평정이 좋지 않았다는 실무자 진술을 반박하기 위해 선고를 미뤄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안 부장판사가 공판재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선고기일은 23일 예정대로 열렸다.
서 변호사는 공판 재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그쪽(안 전 국장) 진술을 배척하고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니까 굳이 재개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는 피고인의 당연한 권리이니 하게 될 텐데 우리로선 1심 판결이 유지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보다 구체적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뒤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선고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였던 안 전 국장은 이날 실형 선고로 법정구속됐다. 2019.1.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