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 "윤씨 무죄 입증할 '기가 막힐' 수사자료 있다"

화성 8차사건 윤씨 수사기록이 이춘재 진범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

朴 "現 경찰 진실규명 위해 적극적인 수사의지 보인다" 강조"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복역후 출소한 윤모씨(52)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재심 조력자인 박준영 변호사와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2019.10.26 /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20년 복역후 출소한 윤모씨(52)의 재심 조력자인 박준영 변호사가 윤씨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결정적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박 변호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이춘재(56)의 자백진술이 있는 가운데 이춘재 자백진술을 뒷받침할 기가 막힐 수사자료가 남아 있다"며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임을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윤씨의 2차 조사와 경찰에 정보공개요청을 해 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윤씨는 이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고 당시 어떻게든 윤씨를 범인으로 몰고가기 위한 '황당한 조작'을 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춘재가 화성사건의 유력 용의자라고 특정된 지 14일이 지난 시점에서 자백진술이 나왔고 그 자백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확인할 수 부분이 바로 당시 윤씨의 수사기록에 나와 있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윤씨가 범인이라고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한 꾸며졌던 당시 수사기록이 지금, 현 시점에서는 흠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자세한 수사기록은 공개하기 어려우나 후에 대중들에게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삼례 나라슈퍼·익산 약촌오거리 사건 재심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낸 재심변호 전문가다.

수사본부인 경기남부경찰청이 30여 년전의 수사를 진행하면서 당시 경찰수사 과정에서 어떤 과오가 있는지 경찰 측에서 적극적으로 조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박 변호사는 화성사건의 재심준비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경찰은 당시 선배 경찰들의 과오를 덮으려고 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이 사건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 문제점을 들춰내고 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가 엿보인다"며 "비록, 같은 경찰로서 선배의 과오가 부끄럽고 안타깝겠지만 지금의 경찰은 정말 이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또 8차 사건에서 발견된 당시 증거물로부터 아무런 DNA가 검출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당시, 경찰도 중요도가 떨어지는 증거물로 분류해 검찰 송치할 때 보내지 않았던 증거물들인데 당연히 DNA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확보된 경찰의 수사기록 9건과 각종 전문가들의 증언 등 여러가지로 윤씨의 무죄를 입증할 만한 것들을 수집하고 있기 때문에 8차 사건에 대한 DNA 결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재심준비에는 전혀 지장없다"고 전했다.

8차 사건에 대한 증거물은 1988년 9월16일 8차 사건의 피해자 방 안에서 발견된 토끼풀과 타지역 유사사건에서 확보한 창호지 등 2개다.

8차 사건에 대한 당시 수사기록 원본과 주요 증거물들이 검찰 측에 송치가 됐지만 오랜 시간이 경과돼 폐기됐다.

하지만 수사본부가 화성사건을 수사하면서 오산경찰서 문서부에서 2개 증거물을 획득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경찰은 이에 대해 "국과수로부터 이춘재, 윤씨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인물이라고 할만한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구두소견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윤씨는 지난 26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았다.

현재 수사가 8차 사건 당시에 있었던 전반적인 사건을 되짚어보는 '기억의존 수사'인 점에 따라 불가피하게 2차 조사는 약 11시간 넘게 이뤄졌다.

윤씨도 2차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재심준비에 대해 (국민들이)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박 변호사를 전적으로 믿고 이 사건을 진행하겠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응원해주시면 보답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윤씨에 대한 3차 조사는 30일 벌일 예정이다.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