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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배정남 버티게 해준 하숙집 할머니와의 7년

뉴스1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털어놓았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배정남이 명절을 맞이해 돌아가신 하숙집 할머니의 위패를 찾아갔다.


이날 배정남은 임원희와 함께 검은 양복을 입고 어딘가로 향했다. 절에 모신 하숙집 할머니의 위패였다. 하숙집 할머니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배정남을 돌봐준 분이었다. 신동엽은 배정남이 방송 이후에도 할머니와 꾸준히 만나왔다고 전했다.


할머니의 위패 앞에 절을 올린 배정남은 "할머니가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 몰랐다. 조금은 더 사실 줄 알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는 작년 말 돌아가셨다. 배정남은 "내 손주까지 보고 돌아가신다고 했는데"라며 "전에도 여기 왔다 가니까 마음이 편하고 든든했다"고 말했다. 배정남은 생전에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말없이 할머니의 사진을 바라보던 배정남은 할머니에게 "하늘에서 많이 지켜봐 달라. 더 열심히 살고 있겠다"고 말했다. 배정남의 모습을 지켜보던 유진과 어머니들도 눈물을 훔쳤다.


배정남은 할머니가 병원에 있을 때도 찾아가고, 함께 할머니의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회 이후 많은 추억을 만든 것. 그러나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에는 병세가 악화돼 배정남이 사간 음식도 먹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했다고 한다. 배정남은 "그래도 날 보면 눈으로 웃어주셨다. 간호사도 할머니가 내가 오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고 할머니를 회상했다. 배정남은 하숙집 할머니가 인생에서 가장 오래 함께 산 사람이라며,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할머니는 입이 짧은 배정남을 걱정해 햄과 돈가스를 구워주고 비싼 음식도 아끼지 않고 해줬다. 친손주나 다름없이 배정남을 돌봐준 할머니의 사랑에 모두가 감동했다.


이후 아버지가 구해준 집에서 쭉 혼자 살았다는 배정남. 기찻길 바로 옆이었던 집은 창문을 열면 기차에 탄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 정도였다. 밥을 할 줄 몰랐던 배정남의 주식은 라면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신문 배달과 공병 수거를 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는 음식점에서 설거지를 하고, 고등학교 때는 공사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힘들었겠다"는 임원희의 말에 배정남은 "살아지더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힘들지 않은 게 아니었다. 어릴 때 가장 부러웠던 건 화목한 친구 집이었고, 가장 힘든 건 운동회였다. 가족들과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친구들을 보며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기도 했다. 배정남은 "할머니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운동회 때도 친할머니처럼 찾아온 할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며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입양이 됐으면'이라는 생각도 하고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는 말에 '미우새' 어머니들의 안타까운 탄식이 터졌다. 임원희는 "잘 버텼다"고 위로했다. 배정남은 "좋은 할머니를 만나서 그런 것 같다. 다른 길로 갔을 수도 있을 텐데"라며 하숙집 할머니와 지낸 소중한 7년을 곱씹었다.


​(서울=뉴스1) 이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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