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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해진 신동빈 인사 키워드 "젊은피 발탁+조직 슬림화"

50대 세대교체로 롯데 '혁신' 속도… "일 잘하는 임원에게 승진 기회"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젊은피 발탁, 조직 슬림화'


2021년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 키워드는 이 두 단어를 요약된다. 지난 8월 깜짝 비정기 인사로 '위기 돌파'를 강조했던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50대 '젊은피'를 대거 발탁하며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승진 연한도 없앴다. 성과에 따라 초고속 승진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놓는 동시에 임원 조직의 군살을 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26일 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계열사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예년 대비 약 한 달가량 빨라진 셈이다.

50대 젊은 피로 '세대교체'…"신성장동력 발굴하라"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50대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발탁한 점이다. 황각규 부회장에 이어 이영호 식품 BU장까지 물러났다. 대신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새 식품 BU장을 맡게 된다.


아울러 롯데는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등용했다. 우선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로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은 강성현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전무)도 50세다. 롯데푸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부사장)도 51세, 황진구 신임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도 52세로 '젊은피'다.


이외에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로 확연히 젊어졌다.


신동빈 회장이 50대 젊은 임원을 발탁한 것은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신 회장은 '초변화', '뉴롯데', '게임체인저' 등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기술의 발전과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그룹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철학이다. 지난 6월 경기 안성의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더욱 가속화되고, 그 범위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젊은 피를 발탁해 조직에 혁신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 롯데 관계자는 "회장님 생각이 오히려 임원들보다 젊으시다"며 "재택근무와 복장 자율제를 도입하는 등 롯데그룹도 스마트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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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임원 직급단계 슬림화 © 뉴스1

임원 자리 100개 축소…"능력만 있다면 초고속 승진 가능"

신동빈 회장의 또 다른 승부수는 임원 직제 슬림화다.


지난 8월 깜짝 인사에서 지주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개편하고, 권한을 계열사로 내려보냈다면 이번에는 임원 직제에 초점을 맞췄다.


롯데는 승진이나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줄였다. 전체 600여명 인사 가운데 30% 정도가 옷을 벗고, 대신 10% 정도가 새로 임원에 임명된 것을 고려하면 자리가 100개 넘게 줄어든 셈이다.


대신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최고경영자(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돼 1년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 직급으로 통합했다.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기존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직제 개편을 통해 승진 가능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실제 이번 직제 슬림화로 젊은 인재 발탁 확률이 높아졌다. 능력만 있다면 더 빠르게 승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2020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살아남으려면 업무 방식을 되돌아봐야 하며 최고경영자가 할 일은 업무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고강도 개혁을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내부에서는 성과주의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관계자는 "능력 있는 임원은 빨리 승진할 수 있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일 잘하는 임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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