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MB것 맞고, 삼성뇌물 27억 늘어" 항소심 징역 17년
1심보다 징역 2년 늘어…보석 취소돼 법정구속 다시수감
"대통령 의무 저버리고 뇌물…책임 회피 모습 안타까워"
이명박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2.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79)이 2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1심보다 형이 징역 2년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원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지난 2018년 10월 1심 선고 이후 1년4개월 만에 2심 결론이 나온 셈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 등 공직자가 재임 중 행위로 뇌물 혐의를 받을 경우 다른 범죄 혐의와 분리해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으로 비자금 조성, 다스 법인카드 사용 등 1심에서 인정한 약 247억원을 모두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더 나아가 2심은 1심에서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결한 5억원 부분에 대해 추가로 인정해 2심에서 인정된 총 횡령액은 252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혐의에 대해서도 대부분 뇌물로 인정됐다. 1심에서는 61억8000만원이 유죄로 인정됐는데, 2심에서 검찰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첩받아 추가 기소한 것까지 합쳐 총 약 119억원 중 약 89억원이 유죄로 인정됐다. 뇌물액이 1심보다 27억2000만원 증가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19억123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서 16억1230만원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2심에서는 16억원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 1230만원만 유죄로 인정됐다. 또 이 전 회장 연임과 관련해 3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1심보다 1억원 적은 2억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또 김소남 전 의원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서 사전수뢰죄가 적용된 1심과 달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인정했다. 다스 횡령액과 삼성 뇌물액, 이 회장과 김 전 의원 등 뇌물액 관련 부분에서 1심 판단과 달라진 점이 있지만, 큰 틀에서 1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다.
양형에 대해 "피고인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본인은 뇌물을 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뇌물을 받은 공무원을 감시·감독하도록 법령을 정비하고 집행해 국가기관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위에 따른 의무를 저버리고 사인, 공무원, 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부정한 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과 다스가 받은 뇌물 총액은 약 94억원에 달해 액수가 막대하다"며 "또 뇌물 수수 방법이 외국 회사를 이용하건, 제3자를 통하는 걸로 그 수법이 은밀해 잘 노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그룹 측이 다스에 있는 제3자 뇌물수수 범행에서 피고인의 사적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이 드러나기도 했다"며 "더 나아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에 삼성그룹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대납했다는 사정에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특별사면권을 공정하게 행사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책임이 분명한 데 범행을 부인하고 다스의 직원과 공무원들, 삼성그룹 직원의 책임을 돌리는 등 반성과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16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고 82억여원의 추징금을 명령받았다. 1심에서 인정된 삼성 관련 뇌물액은 61억여원이다.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박승주 기자,김규빈 기자 =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