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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사과까지'…호남은 안철수를 다시 품을까

5·18묘지 참배… "국민의당 분당 서운했을 것"

얼어붙은 호남민심 녹일지 주목

뉴스1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윤상원·박기순 열사 합장묘소 앞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0.1.2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첫 행선지로 호남을 찾아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대해 사과했다.


특히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5·18 민주묘지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귀국한 안 전 대표는 다음날인 20일 오후 5·18 민주묘지와 장인 묘소 참배를 위해 광주와 여수를 찾았다.


20일 오후 1시30분 5·18 민주묘지 참배에는 광주·전남지역 바른미래당 의원인 김동철·박주선·권은희·주승용 의원을 비롯해 당내 김삼화·이동섭·신용현·최도자 의원과 당직자, 당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안 전 대표는 1시간 전부터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후 방명록에 상당 시간을 들여 글을 썼다.


방명록에는 '독재의 벽을 부수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님들을 추모하며 그 뜻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 평화와 인권이 살아숨쉬는 나라, 공정한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진정한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하겠습니다'고 적었다.


특히 공식 헌화와 분향 후 언론과 관계자들을 뒤로 하고 윤상원·박기순 열사 합장묘 앞에서 한참동안 혼자 참배를 올리면서 눈가를 닦는 모습을 보였다.


참배를 마친 뒤에는 "지지해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고 부족했던 저에 대해 사과하러 왔다"고 광주 방문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영·호남의 화합,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호남에 기반한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옳은 길을 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서운하셨을 것이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여수로 이동, 장인 묘소를 찾은 뒤 향후 정치활동과 관련해 "어떤 정치세력과도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직 국민만 생각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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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26일 국민의당 소속 광주 지방의원들이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을 위해 제안한 '전당원투표'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시의원 9명과 구의원 25명(총원 26명) 등 34명은 이날 '국민의당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민의당을 지켜달라"며 "전 당원 투표 반대, 통합 반대"를 주장했다. 2017.12.26 /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안 전 대표는 4년전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국민의당을 쪼개고 호남 정서와 거리가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나서며 지역 민심은 이반했다.


국민의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과 지방의원들은 "안 대표가 호남을 배신했다"고 강하게 성토했고 집단 탈당에 이은 민주평화당 창당이 이뤄졌다.


결국 안 전 대표는 2년 만에 다시 찾은 광주에서 과거 자신의 결정을 반성하며 '어게인 국민의당'을 호소한 셈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안철수 전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에서의 메시지가 지역 민심의 기대에는 부족하지만 진정성을 담은 것으로 느껴진다"면서 "향후 민심을 충분히 파악 후 독자세력이나 통합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내 당권 갈등과 제3지대 통합을 놓고 안 전 대표의 행보가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는 호남 민심을 다시 예전처럼 파고들만 한 '새정치'는 더이상 없다는 실망감도 짙게 깔려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바른미래당내 호남 의원들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서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통합하길 더 원한다"며 "안 전 대표가 독자노선을 고집한다면 호남 공략은 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남이 안 전 대표에게 얼어붙은 마음을 다시 녹일지 주목된다.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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