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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개로 사면 4만원인데 세트가 7만원? 추석선물세트 '바가지' 너무해

일부 세트가격, 낱개 구매보다 3배 비싸…샴푸·비누 선물세트 '저렴'

선물세트, 판매처따라 가격 '천차만별'…'헷갈리는' 소비자

낱개로 사면 4만원인데 세트가 7만원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낱개로 12개를 사면 4만원이 안되는데 선물세트는 7만원 정도 해서 깜짝 놀랬습니다. 포장비를 감안해도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추석을 앞두고 명절 선물세트를 준비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은 한강석씨(가명)는 3시간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선물세트 가격이 '너무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낱개로 구매했을 때와 세트로 구매했을 때 가격 차이가 너무 큰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마치 여름 휴가철에 바가지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한 씨는 "일반적으로 여러 개를 한꺼번에 구매를 하면 할인을 해 주는데 선물세트는 예외인 것 같다"며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선물센트들이 즐비했다"고 토로했다.


같은 선물세트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도 한씨는 불만이다. 카탈로그 가격과 실제 판매 가격이 너무 차이 났다. 가격도 더 비싼 느낌이 들었다. 결국 한씨는 검색 끝에 온라인몰에서 선물세트 주문을 마쳤다. 처음 백화점에서 봤던 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이었다.


추석을 맞아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지만, 낱개로 살 때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선물세트는 비싸도 산다는 점을 이용한 상술이다.


더욱이 '백화점이냐, 온라인이냐'에 따라서도 판매 가격이 크게 달라졌다. 가격 거품을 얼마나 빼고 파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 셈이다.

포장 값?…거품 낀 명절 선물세트, 가격 차이 커

19일 이 주요 추석 선물세트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판매 채널과 낱개로 별도 구입할 때 가격 차이가 최대 3배 가까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샴푸나 화장품세트보다는 햄이나 식용유와 같은 선물세트의 가격 차이가 더 컸다. 또 판매 채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 제각각이었다.


자취생을 비롯해 1인 가구에 인기가 높은 CJ '스팸 1호' 선물세트의 경우 카탈로그 가격은 10만9500원이다. 스팸 클래식(340g) 12개로 구성된 선물세트다. 온라인 쇼핑몰(CJ몰 기준)이나 백화점에서 사면 6만9000원대까지 낮아진다.


만약 낱개로 똑같은 구성을 사면 5만9970원, 온라인몰 할인가로 계산하면 3만8700원에 불과하다. 카탈로그 가격과 최대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스팸 클래식(200g) 12개가 들어간 '스팸 6호' 선물세트의 카탈로그 가격도 7만2900원으로, 백화점 가격(5만1500원)이나 낱개 구입(CJ몰 할인가 기준 2만7000원)과 차이가 컸다.


이외에 스팸과 연어가 들어간 '스팸 연어 2호'의 카탈로그 가격은 7만4500원이지만, 온라인몰 할인가는 3만6400원이다. 또 스팸과 카놀라유, 포도씨유, 천일염 등이 골고루 들어간 '특별한 선택 1호'는 온라인몰에서 3만1500원에 살 수 있지만 카탈로그 가격은 7만1600원이나 됐다.


'백설 포도씨유 1호'는 카탈로그에선 5만7400원에 안내했지만 온라인서 낱개로 구매하면 3만1680원(정상가 기준)였다.

낱개로 사면 4만원인데 세트가 7만원

추석을 일주일 앞둔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우편집중국에서 우체국 관계자들이 소포 우편물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018.9.17/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자취생 선호 식품인 청정원 우리팜 델리(190g*4개)와 순살참치(135g*6개) 등이 들어있는 선물세트 '청정원 3호'의 카탈로그 가격은 9만8000원이다. 그러나 청정원 온라인몰에서 낱개로 구성품을 사면 5만3940원으로, 카탈로그 가격의 절반 정도다. 심지어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 세트 판매가는 4만3230원으로 반값도 안 됐다


카놀라유(500ml) 2개와 정통현미식초(560ml) 1개 등이 담긴 선물세트 '청정원 12호'도 카탈로그 가격이 가장 비싸다. 12호 카탈로그 가격은 5만1000원이다. 낱개 구입가 1만5240원보다 3배 이상 비싼 셈이다. 낱개로 사면 온라인몰 세트 최저가(옥션, 2만160원)로 살 때보다 5000원 이상 아낄 수 있다.


고소한 건강생각 참기름 160ml 1개, 런천미트(115g*6개) 등이 들은 선물세트 '청정원 K3호'는 온라인몰 구입을 추천할 만하다. G마켓에서 최저가 3만2070원에 살 수 있다. 낱개로 사면 3만5850원으로 3780원 비싸다. 단 낱개 구입 때는 같은 브랜드 참기름 160ml을 판매하는 곳이 없어 용량을 350ml로 계산했다.


동원의 대표 상품인 참치캔과 깡통햄, 카놀라유가 두루 들어있어 인기가 많은 '특22호' 선물세트는 카탈로그 가격이 6만8000원이다. 하지만 마트와 백화점에서는 3만8500원에 살 수 있었으며, 온라인몰(동원몰 기준)에서 할인가를 적용하면 가격이 절반 이하인 3만2200원까지 낮아졌다.


낱개로 구입할 경우 총 3만5280원이 들었고, 할인까지 받으면 총 3만3160원이었다. 각각 카탈로그 가격보다 3220원, 5340원 저렴했다.


'캔57호' 선물세트는 카탈로그 가격은 8만3000원이지만 온라인몰에서 구입(할인가 적용)하면 3만9900원에 살 수 있었다. '캔67호' 선물세트의 경우 카탈로그 가격은 7만7000원이지만 온라인몰에서 구입하면(할인가 적용) 3만6400원에 살 수 있다. 둘 다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명품혼합 V10호'는 카탈로그 가격이 10만5000원으로 비교적 고가지만 낱개로 구입(할인가 적용)하면 5만7340원으로 약 4만5263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롯데푸드의 '로스팜 스폐셜 3호' 선물세트의 카탈로그 가격은 5만3000원이다. 의성마늘 로스팜(200g) 4개와 초가삼간 간장불고기·간장닭볶음(80g) 각 2개, 초가삼간 통살코기고추장맛·통살코기바비큐맛(80g) 각 2개가 들어 있다.


같은 제품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위메프)에서는 2만5700원, 마트에서는 4만1200원으로 가격이 달랐다. 또 온라인몰 G마켓에서 낱개로 사면 2만3800원으로 가장 쌌다.


샘표의 '폰타나 스페셜 오일 세트 1호' 선물세트의 경우, 카탈로그 가격은 1만8300원이다. 폰타나 포도씨유 500㎖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500㎖ 한 병씩 들어있다. 온라인 쇼핑몰(이마트몰 기준)에서는 1만7800원으로 가격이 낮아졌고, 샘표 공식 온라인몰에서 낱개로 똑같은 구성을 사면 1만631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한 소비자는 "어떻게 가격이 이리도 차이 나냐"며 "명절을 앞두고 가격을 더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 거품"이라며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카탈로그와 실제 판매가는 차이가 있으며, 낱개로 사는 것은 기획과 마케팅·포장 등의 비용이 빠지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낱개로 사면 4만원인데 세트가 7만원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한가위 명절선물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18.8.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샴푸·비누는 명절 선물세트가 낱개 구매보다 저렴

선물세트가 다 비싼 것은 아니다. 샴푸와 비누 등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온라인 가격보단 비쌌지만, 낱개로 살 때보다 더 쌌다.


샴푸와 바디워시 등 필수 생활용품이 들어있어 유용한 LG생활건강의 '행복가득 9호' 선물세트의 경우 카탈로그 가격은 4만9900원이었다.


마트와 백화점 판매가격은 카탈로그 가격과 동일했으나, 온라인 쇼핑몰(LG생건 자사몰 기준)에서 사면 3만4900원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카탈로그에 비해 1만5000원 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단 낱개로 사는 것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해당 선물세트에는 LG생건의 헤어케어 브랜드 엘라스틴의 퍼퓸 러브미 샴푸(200·400ml)와 컨디셔너(200ml·400ml), 퍼퓸 퓨어브리즈 샴푸(400ml), 구강케어 브랜드 페리오 클링스치약 상쾌한민트(100g), 클링스치약 스트롱허브민트(100g), 리치 칫솔, 바디케어 브랜드 온더바디 퍼퓸 해피 바디워시(500g), 퍼퓸 러브 바디워시(500g), 촉촉한 내추럴비누(80g), 산뜻한 내추럴비누(80g)가 들었다.


생활용품 선물세트에는 대체로 시중 판매 제품보다 작은 크기의 제품이 들었고 공식 자사몰이나 시중에 없는 제품을 포함해 정확한 비교가 어려웠다. 용량이 큰 제품을 선물세트 속 제품의 용량으로 환산하고 공식몰에 없는 상품은 이마트나 옥션 판매 가격으로, 시중에 없는 상품은 동일 브랜드의 비슷한 상품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행복가득 9호의 경우 낱개로 구입하면 약 6만3047원이 들었고 할인가를 적용해 낱개로 사면 약 5만6283원이다. 카탈로그 정가에 비해 오히려 각각 약 1만3147원, 6383원 비쌌다.


LG생건의 LG30호는 카탈로그 가격은 3만900원으로 마트 및 백화점 가격과 동일했다. 온라인몰에서 구입하면 2만5800원에 구입이 가능했다. 낱개로 살 경우 약 4만6479원으로 카탈로그 정가에 비해 약 1만5579원 비쌌다. 하지만 할인이 적용된 가격으로 낱개로 구입할 경우 약 2만7953원으로, 카탈로그 정가에 비해 약 2947원 저렴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선물세트 종합6호의 카탈로그 가격은 3만900원으로 역시 마트 및 백화점 가격과 동일했다. 자체 온라인몰(AP몰 기준)에서는 2만900원으로 카탈로그 가격에 비해 1만원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낱개로 살 경우 약 5만3402원이 들었고 낱개에 할인가를 적용하면 약 3만8020원이었다. 카탈로그 정가에 비해 오히려 각각 2만2502원, 7120원 비쌌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명절 기간에 맞춰 대량 판매를 목적으로 세트를 사전에 기획하면서 가격을 낮췄다"며 "신제품 사용체험 기회를 제공해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낱개로 사면 4만원인데 세트가 7만원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한가위 명절선물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18.8.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산업2부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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