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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동 지반침하 "입주가능"…주민들 "말도 안되는 소리"

계측 전문가 "아파트 옥상 실측 결과 문제 없다"

사고원인 당사자 지목 대우건설 "과실책임 인정"

가산동 지반침하 "입주가능"…주민들

2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관계자들이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한 도로를 보강공사 하고 있다. 지난 31일 가산동 지상 30층, 지하 3층 규모의 오피스텔 공사장의 맞은편에 위치한 아파트 3개동 주변 도로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했다. 금천구는 "3개동 중 1개동 근처에서 침하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나머지 2개동 주변 도로도 침하 징후를 보였다"고 밝혔다. 2018.9.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지난달 31일 주변의 지반이 내려앉으며 주차장 일부 등이 무너져 주민들이 긴급대피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아파트에 재입주가 가능하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안심하고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 탁상행정으로 입막음하는 격"이라며 반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다툼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금천구는 2일 오후 7시40분쯤 이날 오후 5시부터 가산동 주민센터에서 진행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주변 지반이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돼 아파트로 주민들이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31일 국토부와 서울시, 금천구는 합동으로 구조·지반 전문 자문단을 구성해 조사를 벌였고, 지반침하가 발생한 아파트 해당 동의 이상 징후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후 아파트 재입주에 대한 주민 불안이 계속되자 행정당국은 지반 침하 해당 동은 물론 주변 동까지 조사를 벌였고, 이 결과 1㎜ 전후의 측량 오차 수준의 침하만 계측됐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계측기 측정값을 분석한 전문가는 "해당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실측한 결과 완벽한 수직에서 0.1도 가량 기울어진 상태고, 이 정도 오차는 모든 건물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고원인 당사자로 지목된 대우건설 역시 사고에 대한 과실책임을 인정하고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대우건설은 사과문을 통해 "현장 흙막이 벽채 붕괴공사로 인한 사고 발생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며 복구,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런 소식을 전달받은 주민들은 곳곳에서 고성을 지르며 결정에 대해 반발했다. 70대 입주자 한명은 "누구를 위한 진단이냐"며 "이러다가 아파트가 넘어지고 나서 다시 대책마련 소리 운운하겠다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소리'만 계속할 것이면 다들 나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반 침하된 아파트 옆동에 사는 또다른 주민도 "입주자 대표도 믿을 수 없어서 피해주민 대책위원회를 꾸려 회의에 참여하고자 해도 들은 척도 안한다"며 "지금 재입주를 시작해도 며칠 안에 비가 많이 온다는데, 밤에 겁이 나서 잠이 오겠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가산동 지반침하 "입주가능"…주민들

2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관계자들이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한 도로를 보강공사하는 가운데 이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공사 소음 때문에 귀를 막고 있다. 지난 8월31일 가산동 지상 30층, 지하 3층 규모의 오피스텔 공사장의 맞은편에 위치한 아파트 3개동 주변 도로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했다. 주민들의 아파트 재입주 가능여부는 2일 오후 5시쯤 발표될 예정이다. 2018.9.2/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앞서 유성훈 금천구청장, 금천구 건축과장, 문제가 된 오피스텔 시공사인 대우건설 측, 입주자대표회의 소속 주민 등이 2일 오후 5시부터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회의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공개하라는 주민들과 일부 다툼이 일기도 했다. 이 주민은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주민도 알아야 할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금천구는 국토교통부가 추천한 한국지반공학회에 의뢰해 다음달 말까지 정밀안전진단을 할 계획이다. 진단 과정에서 주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전자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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