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리우, 보사노바의 고향 리우
리우의 랜드마크인 예수상과 Corcovado 언덕 |
열정의 나라 브라질. 브라질 하면 생각나는 축구와 삼바, 카니발의 나라.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는 세계 3대 미항이며 한때 브라질의 수도이자 신세계 7대 불가사의인 예수상과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흔히 남미라고 하면 전부 스페인어를 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브라질은 스페인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를 사용합니다. 남미 대륙 땅의 절반이 브라질이고 남미 인구의 절반 역시 브라질인이기에 남미의 반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합니다.
Rio를 미국식으로 '리우'라고 발음하지만 브라질에 가면 '리우'라 하지 않고 포르투갈어로 ‘히우’라고 합니다. Rio de Janeiro는 ‘리우 데 자네이로’가 아니라 ‘히우 지 자네이루’ 인거죠. 그 뜻은 ‘1월의 강’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브라질 축구선수인 Ronald를 로날드라고 부르지 않고 호나우도라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포르투갈어에서 앞에 나오는 R은 ‘ㄹ’ 발음이 아니라 ‘ㅎ’ 음과 같거든요. 재미있는 것은 히우와 바로 옆에 있는 도시인 상파울루의 발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상파울루에서는 뒤에 나오는 R을 심하게 굴리는 발음인데 히우는 ‘ㅎ’ 발음을 그대로 씁니다. 영어의 Please에 해당하는 Por favor가 상파울루에서는 ‘포르 파보르’인데 히우에서는 ‘포흐 파 보흐’에 가깝습니다. 상파울루에 있다가 히우로 가서 ‘포르 파보르’라고 하면 발음이 틀렸다고 히우 사람이 지적해줍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이고요.
월드컵과 이번 올림픽으로 더 많이 친숙해진 리우는 보사노바가 시작된 보사노바의 고향입니다. 보사노바는 브라질에서 내려오는 삼바를 바탕으로 모던 재즈가 결합된 음악의 장르로써 그 뜻은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을 뜻합니다.
1952년 조니 알프가 스타일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실질적인 보사노바의 아버지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입니다. (Antonio Carlos Jobim 역시 히우식의 원래의 발음으로는 ‘안토니우까흐우오스 조빙’입니다.) 리우에서 태어나고 자란 조빔은 기타 연주자이자 가수인 조앙 질베르토(Joan gilberto)와 함께 보사노바를 보급하였고 브라질 재즈 음악계를 주도하게 됩니다. 1960년 유명 재즈 색소폰 주자인 스탄겟츠에 의해 미국에 소개되고, 마침 침체기에 있던 미국 재즈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음악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보사노바는 지적이고 세련된 느낌에도 차갑지 않으며 따뜻하고 부드럽습니다.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와 이국적인 느낌으로 누구나 들으면 좋아하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조빔의 보사노바 음악들은 영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로 불려지기 시작했으며, 지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의 노래들이 흥행하면서 나중에는 영어로 번역되어 프랭크 시내트라 등 당대의 수많은 미국 유명 가수에 의해 불려지게 됩니다.
한국에서 보사노바를 들을 때는 잘 몰랐는데 리우에 갔을 때 안 사실은 대표적인 보사노바 곡들은 모두 리우를 배경으로 만든 노래들이었습니다. 조빔이나 조앙 질베르토 모두 리우 사람으로서 아름다운 리우를 보며 보사노바를 만든 것입니다.
리우 올림픽을 기념해 아름다운 보사노바 몇 곡을 추천합니다.
Corcovado
Corcovado (영어 제목 Quiet Night, Quiet Stars)는 리우에서 가장 높은 언덕의 이름으로 그 언덕의 정상에는 우리가 잘 아는 리우의 랜드마크인 ‘예수상’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리우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리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입니다. 이 언덕을 노래한 Corcovado 역시 이 언덕처럼 조용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부른 남자목소리는 조앙 질베르 토이고 여성 보컬은 그의 아내였던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인데 이 노래가 포함된 앨범인 Getz/Gilberto를 녹음한 후 이혼하여 각자 20년간 미국에서 가수로 활동하게 됩니다.
Garota de Ipanema
Garota de Ipanema (영어 제목 Girl From Ipanema) 이파네마는 코파카바나와 함께 리우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져있는 곳입니다. 원제 Garota de Ipanema의 뜻은 ‘이파네마의 아름다운 소녀’라는 뜻으로 작곡자인 조빔이 이파네마의 한 식당에 있을 때 너무도 아름다운 소녀가 식당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아 이 노래를 만들었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현재 이 레스토랑은 아예 이름을 Garota de Ipanema로 바꾸었고, 리우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는 보사노바뿐 아니라 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자 2000회가 넘는 리메이크로 기네스북에 오른 노래 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의 주인공인 당시 17세의 아름다운 소녀는 모델/연예인으로 데뷔했고 미국에도 진출한 후 노년에 Garota de Ipanema라는 란제리(여성 속옷) 가게를 차렸습니다. 그러나 Garota de Ipanema라는 상표권을 두고 조빔의 가족들이 고소를 하여 송사로 이어졌습니다만 승소하여 현재 리우에서 제일 잘 나가는 여성 속옷 가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노래는 일본계 보사노바 가수인 리사 오노가 라이브로 부른 버전입니다.
Desfinado
웸의 조지 마이클이 보사노바의 전설인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와 90년대에 화음을 맞춘 Desfinado입니다. 조지 마이클이 영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로 부른 유일한 노래이며 Aids 퇴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 앨범인 Red+Hot Rio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두 사람의 화음과 호흡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Insensatez
Insensatez(영어 제목 how Insenstive). 보사노바의 즐거움 중 하나는 클래식처럼 작곡가 중심으로 노래가 보급되어 같은 노래를 수많은 가수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낸다는 점입니다. how Insenstive 역시 많은 가수가 포르투갈어와 영어로 불렀으며 그 음색과 느낌이 모두 다르게 부르는 대표적인 노래 중 하나입니다. 포르투갈어보다 영어 제목인 how Insenstive로 더 많이 불려진 Nova의 Insensatez는 포르투갈어의 느낌과 개성이 잘 나타나 있는 곡입니다.
보사노바를 좋아하게 되면 브라질이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언젠가 리우에 가게 된다면 리우의 멋진 풍광 속에서 보사노바를 들어보세요.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태극 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