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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 들려주는 담백한 이야기, ‘집’ 같은 단독주택

건축주는 ‘헌신’이라는 이름의 아내와 10년 넘게 함께 살고 있는 ‘댕댕이, 흰눈이’를 위한 집을 짓기로 했다. 집이 들어설 자리는 삼학산을 길게 마주하면서 앞으로는 볕이 넘쳐나고, 옆으로는 소하천이 흐르는 곳. 그리고 그 건너로는 널찍한 논이 펼쳐지면서 뒤로는 파주 출판단지의 전경이 정갈하게 바쳐주고 있다.

우측면 전경 

좌측면 전경

좋은 집을 위한 사계절 동안의 고민

2020년 가을부터 2021년 가을까지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졌다. △썬큰이 측면의 소하천과 관계되는 썬큰형 집, △아내의 서재 겸 작업실이 주가 되는 안주인을 위주로 한 집, △나이 든 흰눈이가 불편하지 않고 집을 잃어버리지 않을 집, △심학산을 전망할 수 있는 전용 자쿠지와 서재가 주공간이 되는 집, △독립한 첫째 보다는 함께 사는 둘째가 조용히 지낼 수 있고, △가족 각자의 사생활이 위주가 될 수 있는 집 등이 그것들이다. 이렇게 주제가 나눠질 수 있도록 공간이 안배되는 집을 1년 동안 검토했다.

안방

안방의 심학산 전경.

2층 침실

화장실과 우물천창.

2층천정 절반의 경사공간.

계단공간과 간이서재 / 계단실.

계단실.

계단공간과 간이서재 / 계단실.

계단공간과 간이서재

그래서 1층에는 아내가 바느질 등의 취미활동을 할 수 있으면서 대청처럼 쓸 수 있는 서재가 배치되고, 2층은 심학산 방향으로 길게 배치됐으며, 둘째의 방과 안방 공간이 적당히 분리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정됐다.


그리고 이 집의 핵심 공간 중 하나인 심학산을 바라보면서 몸을 담그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인, 남편을 위한 자쿠지는 2층에 배치가 됐다.

심학산이 보이는 자쿠지.

한옥의 건축언어로 들어보는 처마와 툇마루 대들보

건축주의 디자인에 대한 요청은 요란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집’ 같은 단독주택이었다.


그래서 1층의 카페 같은 거실, 옥상은 2층에서 테라스로 사용하지 않고 한옥의 공간적, 부재적 특징을 반영해보기로 했다. 마침 우리들은 몇 년 동안 한옥의 구조부재와 의장적 요소들을 응용하는 주택을 계속 시도해 오고 있었다. 

한옥형 거실 공간.

한옥형 거실 공간.

한옥형 거실 공간.

이에 따라 대들보와 처마, 툇마루와 기단부의 단차 등을 연구 응용한 부재들을 이용한 공간을 디자인하게 됐다. 이 집의 거실은 내외부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부유하는 공간으로 읽혀지길 바랬다. 구조부재들이 실내의 의장을 형성하고, 조명의 디테일을 담게 되고, 현대적인 시스템창호는 내외부 공간의 기능과 전경에 대한 거울이 됐다.


주택에서 실행할 때 한옥의 툇마루와 처마에 대한 건축언어들을 적용했다. 처마는 1층 거실과 정원, 2층 자꾸지, 외부에서 장면적 독창성, 심학산을 향한 애정의 표현으로 사용됐다. 툇마루는 직접 시공을 해나가면서 좀 더 다듬어 나갔다. 외부의 민노출 콘크리트 담장과 연계된 정원의 긴 외부 툇마루는 원형의 장독대 받침과 거실의 전경창과 연계됐다.

주출입 대문.

앞마당 전경

앞마당과 마당 툇마루

앞마당 전경(장독대)

앞마당 전경(장독대)

거실앞 낙수공간

거실과 이끼의 정원

거실과 이끼의 정원

메인현관.

처마와 반사되는 전경

한옥형 공간 거실.

한옥형 공간 거실 야경뷰.

현관 쪽의 실내 툇마루는 대청서재와 거실, 2층과의 공간분리, 단차분리를 해주면서 프로그램의 연결, 그 높이만큼 한옥 높이의 시선을 부여했다. 바닥의 재료는 외벽, 바닥포장과 같은 벽돌을 사용해서 재질의 연속성과 질감의 일치가 이뤄졌다. 길 쪽에서 출입하는 솟을문과 안마당과 연결되는 현관문, 그리고 현관 툇마루는 수직적 수평적 층위를 형성해 준다.

솟을문

솟을문-안마당과 연결되는 현관문, 그리고 현관·툇마루가 수직수평적 층위를 형성한다

현관의 실내 툇마루는 대청 서재와 거실, 1층과 2층을 공간과 단차로 분리한다.

현관의 실내 툇마루는 대청 서재와 거실, 1층과 2층을 공간과 단차로 분리한다.

한옥을 모티브로 한 현대주택의 아주 오래된 모던함

주요 기능과 공간을 담당하는 길게 뻗은 2층의 구조물은 철근콘크리트로 구성하고, 한옥과 같은 공간을 담당하는 1층의 티자형 긴 구조물은 경골목조주택을 기본으로 했다. 현대적인 주택과 한옥형 공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주택인 셈이다. 재료와 구조적 부재, 공간을 분리하면서도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해 단독주택의 단조로움을 개선했다.  글=해담건축 건축사사무소 / 정리=서범석 기자  /나무신문

한강 출판도시 방향 전경.

배치 전경.

PLAN

<배치도> ①서연가 ②안뜰 ③뒤뜰  ④낙수공간 ⑤장독대

<1층 평면도> ①툇마루 현관 ②대청서재 ③책방 ④보일러 ⑤욕실 ⑥거실 ⑦주방 ⑧다용도실

<2층 평면도> ①계단실 ②복도 ③드레스룸 ④안방 ⑤자쿠지 ⑥욕실 ⑦침실

건축개요

프로젝트명▷파주 서연가

대지위치▷경기도 파주시 서패동

대지면적▷483m²

건물규모▷지상2층

거주인원▷3인

건축면적▷96.10m² 

연 면 적▷156.75m²

건 폐 율▷19.90%

용 적 률▷156.75%

주차대수▷2대   

최고높이▷8.4m

구    조 ▷기초_철근콘크리트 매트 + 줄기초

               외벽_철근콘크리트 + 경골목구조 + 철골조

               지붕_철골조 + 경골목구조 하이브리드

단 열 재▷기초_비드법보온판2종2호 200mm 

                 외벽_비드법보온판2종1호 150mm 

                 지붕_인슐레이션 R37-15 220mm

외부마감재▷외벽_표면커팅 치장벽돌, 반사유리 

                     지붕_금속지붕

창 호 재▷공간시스템창호 AL시스템 고단열창호 오길택

철물하드웨어▷헤펠레

에너지원▷가스보일러 및 태양광

설계▷㈜해담건축 건축사사무소 안태만, 송정한, 김다솔

인테리어 및 조경▷㈜해담건축 건축사사무소 & 세레모니 김혜성

구조설계(내진)▷㈜에스큐브이엔지 정성욱

전기·기계▷㈜선인기술단 이진성

시공▷직영공사 해담건축CM 안태만, 류병화

사진작가▷최진보

<횡단면도> ①거실 ②대청서재 ③툇마루 현관 ④책방 ⑤계단실 ⑥안방

<횡단면도> ①거실 ②주방 ③다용도실 ④침실

<AXONOMETRIC>

<AXONOMETRIC>

<입면>

<입면>

자재개요

내부마감재▷벽_석고보드 위 친환경수성페인트 

                     바닥_원목마루

                     천장_구조목 노출 및 노출형 합판, 석고보드 위 친환경 수성페인트

욕실 및 주방 타일▷포슬레인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대림 및 수입수전

주방 가구▷제작가구

조명▷마그넷 트렉

현관문▷알프라임 도어, 미국 고재타입

중문▷슬림바 타입

방문▷제작도어

건축가 안태만, 송정한

해담건축사사무소 & 해담건축CM)

동국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안태만(사진 오른쪽), 송정한 소장은 2014년 건축장인집단 해담을 설립했다. 현재는 ㈜해담건축 건축사사무소와 해담건축CM을 함께 운영한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인제 주택 및 스테이 <파우재>, <담월재>, <어은재>, <선유재>, 파주 다가구주택 <달아래 세 가족>, 용인 단독주택 <연미재>, 창원 근생복합빌딩 <플래츠나인> 등이 있다. 2023년 한국리모델링건축대전 우수상, 2021년 대한민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2020년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본상, 2019년 창원시 건축대상제 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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