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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같은 옥상이 있는 도심 목조주택 ‘호와원’

건축주와 건축가의 첫 만남은 지금의 집을 짓기 전에 살고 있던 명륜1가 작은 협소주택의 증축에 관한 의논으로 시작됐다. 부모님 세대로부터 명륜동에 터를 잡고 살아온 건축주 부부는 명륜동 ‘달_놀이집’ 공사 과정을 틈틈이 눈여겨 보아왔다. 


살고 있던 협소주택이 아이들의 성장에 맞추어 방을 나누어 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자 4층 방을 증축하고 옥상에 수영장을 올릴 수 있는지를 문의해 왔고, 살고 있던 집의 증축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면서 새로 집을 지을 부지를 구하기 시작했다. 


두 아이의 이름은 ‘규호’와 ‘규원’이다.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인 큰딸은 엄마를 닮았고, 초등학교 입학 전인 개구쟁이 아들은 아빠를 닮았다. 집 이름인 ‘호와원’은 아이들 이름에서 한자씩 따온 이름이다.


명륜동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던 건축주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현재의 부지를 선택하게 되었는데, 600년 역사유적인 한양도성과 가깝고 와룡공원과도 가까웠다. 또 강아지를 산책시키기 좋은 위치였다. 

하지만 대지조건은 주변이 집들로 둘러싸인 2미터 진입로를 가진 갑갑한 조건이었다. 설상가상 진입로에서 한층 내려간 곳이 1층이라니,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는 집이었다. 


명륜·혜화 지구단위계획은 성곽마을의 고유성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제한사항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땅에서 중요했던 부분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제한적 주차장 불허구간’으로 원하는 경우 주차장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규정이었다. ‘호와원’의 대지는 2미터 폭의 좁은 골목에 면하고 있어 어차피 차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 이 규정에 따라 주차장을 설치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높이 10미터의 높이제한이었다. 높이 10미터가 원 지반에서의 높이인지라 대지 레벨이 낮은 ‘호와원’은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 하지만 마을자체가 비슷비슷한 높이로 지어지다보니 현재는 낙산에서 성균관대학교까지, 멀리는 한강을 건너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도심의 협소한 골목 안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커다란 모험이다. 이웃집들과 워낙 가깝게 붙어있는지라 거주자의 프러이버시를 보장하는 것이 어렵고, 공사기간 동안의 사소한 불편들이 모여 이웃 간의 감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층 임대세대

1층 임대세대

빠른 공사와 입주를 위해서 목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건축주도 목구조에 호감이 있었다. 경사지이고 층간소음의 발생을 감안해서 임대세대가 들어갈 1층은 콘크리트구조로 하고 2층과 3층 주인세대는 경골목구조와 중목구조가 섞인 구조방식을 채택했다. 


목구조주택을 선호하는 건축들은 대부분 나무의 질감이 주는 부드럽고 친숙한 느낌을 선호한다. 또 나무는 못질을 하거나 물건을 메달거나 할 때 부담감이 적다. 


‘호와원’은 경골목구조와 중목구조를 섞어서 사용해 합리적인 공사비와 3층에서의 넓은 개방감을 얻게 됐다. 2층에서 다락까지 연결되는 가족서가를 주요구조재인 SPF구조목을 사용해 만들었고, 창호 주변도 스프러스 집성목을 사용해 전체적인 목재의 통일감을 주었다.

임대 세대가 들어갈 지상 1층 공간은 두 세대로 각각 전용 계단과 전용 마당을 가지고 있다. 주변의 집들에 에워싸여 있어 조금 어둡지만 각자 자신의 마당을 이용해 애완동물을 기를 수도 있고 화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주인세대의 2층 공간은 주로 침실로 구성돼 있다. 부부침실이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고, 그 다음은 욕실, 그 다음은 아이들 방이 복도를 통해 이어진다. 아이들 방은 남쪽의 테라스 공간을 공유하며 모든 문이 개방적인 미닫이문으로 돼 있다. 

두 아이의 방과 방 사이는 책꽂이와 책상이 결합된 가구를 이용해 구분했고, 옷장은 긴 복도를 이용해 설치해 수납의 효율성을 높였다. 아이들은 테라스와 방과 복도를 하나의 큰 놀이터로 느낄 것이다. 계단 하부 공간에는 보일러실과 세탁실을 배치했다. 

3층은 거실과 주방, 다이닝룸의 공간으로 그 중심에는 식당을 배치했다. 주방은 요리를 많이 하지 않는 주인의 요청으로 최소한으로 구성했고 남는 공간은 가사공간으로 할애했다. 거실은 투시형 문을 이용해 열고 닫을 수 있게 해 공간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옥상과 연결된 다락 공간은 남편의 휴식공간으로 계획되었으나, 완공과 함께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점령당했다. 옥상은 이 집의 하이라이트 공간이다. 옥상계단뿐 아니라 다락을 통해서도 출입이 가능한 공간으로 마당이자 수영장이자 가족의 캠핑장으로 사용된다. 이곳은 경사지에 위치한 집인 만큼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이 압권이다. 

‘호와원’의 특별한 시공포인트  


1. 다가구주택에서의 목구조 적용; 도심에서의 공사의 편리함과 빠른 시공을 위해 목구조를 선택했다. 다가구주택의 층간소음규정을 지키기 위해 세대가 분리되는 1층은 콘크리트구조를 사용했고, 목구조의 내부공간은 방화석고보드를 사용했다. 내부의 목조 노출을 고려해 경골목구조와 중목구조를 혼합해 설계했다.  


2. 가족서가(家族書架): 책꽂이 형태의 가족서가(家族書架)는 2층의 계단실에서 시작해 3층의 식당을 지나 옥상까지 이어진다. 가족서가는 스프러스 구조목을 이용해 연속으로 쌓인 책꽂이 모양의 수납공간이자 전시장이고, 책상의 역할도 한다. 가족의 추억과 기념물이 모이는 장소로 가족 모두의 기억의 저장고, 서가가 된다.

3. 외부공간의 정리를 먼저 진행하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우선 공사한 뒤 가시설을 철거하고 마당과 주변을 정리해 나가는 것과는 달리, 1층 콘크리트구조를 완성한 뒤 주변 담장과 계단 등을 먼저 시공했다. 주변 정리가 되지 않을 경우 마무리 공사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을 감안해서였다. 주변 계단과 진입로 공사를 정리한 뒤 2,3층 목구조 공사를 진행했다.

4. 듀라덱 Duradec; 방수와 마감을 동시에 해결해 주는 시트 방수지 듀라덱은 본드로 구체와 밀착 시공돼 들뜸 현상이 없고 파손 시 즉시 수리가 가능하다. 목조주택에서는 테라스를 만드는 것이 금기시 되어왔으나 관리가 용이한 시트 방수지를 이용해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다.


5. Zehnder 사의 Comfoair Q350; 쾌적한 공기질 확보를 위해서는 전열교환이 가능한 환기장치가 필수조건이다. 독일 패시브하우스에서 인증한 패시브 환기장치 시스템에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해파 필터를 장착해 초미세먼지가 밀려오는 봄에도 신선한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  /나무신문

<1층 평면도> 1 마당    2 임대세대_1    3 임대세대_2    4 현관    5 테라스    6 침실    7 복도    8 거실    9 식당    10 주방    11 다락방    12 옥상

<2층 평면도> 1 마당    2 임대세대_1    3 임대세대_2    4 현관    5 테라스    6 침실    7 복도    8 거실    9 식당    10 주방    11 다락방    12 옥상

<3층 평면도> 1 마당    2 임대세대_1    3 임대세대_2    4 현관    5 테라스    6 침실    7 복도    8 거실    9 식당    10 주방    11 다락방    12 옥상

<다락 평면도> 1 마당    2 임대세대_1    3 임대세대_2    4 현관    5 테라스    6 침실    7 복도    8 거실    9 식당    10 주방    11 다락방    12 옥상

<지붕 평면도>

건축개요


대지위치▷서울시 종로구 명륜3가 

대지면적▷112.4.0㎡ 

용    도▷다가구주택

층    수▷지상3층

구    조▷철근콘트리트구조(지상1층)+목구조(지상2~3층)

건축면적▷57.05㎡ 

연 면 적▷147.01㎡ 

               (1층 : 43.04 ㎡ / 2층 : 54.38 ㎡ / 3층 : 49.59 ㎡)

건 폐 율▷50.51 %         

용 적 율▷130.79 %

주차대수▷없음(지구단위계획)

최고높이▷9.99 m

거주인원▷4명(부부, 자녀2)

단열재▷지붕_수성연질폼 + 외벽_유리섬유단열재(R23) +기초하부_압출법단열재

외부마감▷벽_스타코 플렉스

               지붕_ THK5.0 칼라강판

               창호_드리움 PVC 시스템창호 + thk39 로이삼중유리

               VELUX VSE + thk24 복층유리

테라스, 옥상▷Duradec Ultra Supreme Chip Granite

현 관 문▷커넬 단열도어, 목재 제작도어(2층)

내부마감▷바닥_thk8 구정마루

                벽+천장_종이벽지

               기둥+보_구조용 집성목

               계단재_thk30 애쉬 집성목+투명 스테인

               타일_thk9 무광 자기질타일(600×300, 150×150), 윤현상재, 포천

제작가구▷SPF 구조목(J-grade), 애쉬집성목

수전 및 위생도기▷아메리칸스텐다드, 대림바스, 포천 대성하우징

주방가구▷에넥스

중문, 방문▷영림도어

환기장치▷Zehnder Comfoair Q350

설계감리▷(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 

스    텝▷이재혁, 이주화, 김현종

시    공▷주식회사 하눌종합건설 배용근 

전기 · 기계 설계▷거산ENG 김기표 / 유영설비기술연구소 김성률

구조설계▷두항구조 엔지니어링 김각경

환기장치▷패시브웍스, 이성근

사    진▷김창묵 작가

입면도

입면도

<단면도>  1 마당    2 임대세대_1    3 임대세대_2    4 현관    5 테라스    6 침실    7 복도    8 거실    9 식당    10 주방    11 다락방    12 옥상

<단면도>  1 마당    2 임대세대_1    3 임대세대_2    4 현관    5 테라스    6 침실    7 복도    8 거실    9 식당    10 주방    11 다락방    12 옥상

대지현황도

스케치

건축가 소개


이재혁 Yi, Jaehyuk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대표


‘놀이터 같은 집’을 모토로 삼는 건축가. 재미있는 공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다. 서울시 명륜동에 자신의 집인 ‘달_놀이집’을 지어 살고 있으며 그곳에서 직주일체(職住一體)를 실천하고 있다. 주요작업으로는 안양시 e빌딩, 하남시 ㄹ빌딩, 올림픽프라자 리모델링,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및 전산원, 상하농원 체험목장, 우계 기념관, 우장산근린공원 힐링숲체험센타, 가회동청사 리모델링, 충신연극공유센터, 달_놀이집, 책_놀이집, 꽃_놀이집, 호와원, 동춘온실 등이 있다.

서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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