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향기가 있는 붉은 벽돌집의 단정함, 방초헌芳草軒
단정한 붉은 벽돌집, 방초헌(芳草軒)은 김포시 운양동에 위치한 단독주택이다. 건축주는 식물을 가꾸는 게 취미다. 그래서 향기롭고 꽃다운 풀을 뜻하는 방초헌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주택 및 설계 콘셉트
방초헌 만의 특징은 마당으로 선룸이 면해 작은 거실 및 식당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주 생활공간인 가족실을 2층에 위치하게 해 원경조망과 남향 빛을 풍족하게 받는 공간을 계획했다.
이는 주택단지의 특성인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한 대안이자 2층 가족실과 1층 공용공간이 오픈공간으로 연결돼 시선이 흐르게 만들고 공간적 개방성과 다락까지의 소통이 가능한 공간구성이다.
연결과 독립이라는 개념은 공간구성에 흔히 적용되는 방식이지만 개인적인 주택에서 만큼 복합적으로 민감하게 고민해서 디자인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집에서 연결과 독립을 위한 가변장치로 선룸의 폴딩도어와 방2와 거실 사이에 슬라이딩도어를 사용했다. 살면서 가구를 이용해서 공간의 경계를 더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건축주는 오픈공간의 난간에 가구를 배치해 가족실의 독립성을 더 높이기도 했다.
계단을 올라 2층으로 들어서면 벽난간이 있는데 이는 가족실로의 시선유도를 위한 의도도 있지만 계단실과 오픈공간 사이의 단절을 의도해 가족실과 거실 / 식당과의 관계를 더 해주기 위한 선택이다.
안방과 옷방, 세탁실과 화장실을 동시간대에 이용할 때도 연결하거나 분리해서 쓸 수 있도록 문이 공간마다 설치돼 있다. 소통을 고려한 연결된 공간구성은 고리가 되어 집의 안정감을 만들고, 시각적 공간적 독립성은 편안함을 이끌어내며, 자연에 의해 변화하는 빛을 받아들이는 창은 공간의 따스함을 만든다. 주거가 가지는 가장 본질적인 의미를 방초헌에 담기위한 노력은 곳곳에 묻어나 있다.
건축주와의 소통
건축주가 가진 취미의 영향으로 기존주거에도 식물공간이 많았고 빛이 잘 들어오는 공간은 가구보다는 식물의 차지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가구가 적고 식물공간이 부족했기에 건축주는 단독주택을 꿈꾸게 됐고 마침내 실현한 것.
젊은 건축주에게 아파트와 주택은 삶의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실제로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례 사진, 그리고 공간구성의 다양한 예시들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에게 맞고 앞으로 자신의 가까운 미래의 삶까지 고려한 집을 스스로 생각하게 되기까지 조금 긴 설계 기간이 필요했다. 나무를 가꾸고 키우며 그 나무에게서 즐거움을 얻는 삶은 건축주가 늘 동경하는 삶이었다.
그랬기에 곳곳에서 식물을 보고 느끼고 가꿀 수 있는 공간과 적절한 수납공간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집에 식물이 가득차지 않아도 집안에 적절히 위치한 화분들을 살피고 커가는 모습을 느리게 느끼는 삶이 건축주의 성격과도 맞닿아 있어 집에 고스란히 담기게 된 것이다.
주택의 배치
남측으로 진입도로가 있고 북측면과 서측면에 보행도로가 있어서 빛을 받기 위한 주변여건은 좋으나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있어 초기엔 폐쇄적인 배치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실용적인 집을 위해 예산에 맞춰 콤팩트한 구성을 가진 단순한 직사각형 매스를 남향으로 배치한 후 마당과 주차장을 가르면서 진입하는 현관과 식물을 위한 선룸을 덧붙이고, 2층에서 남는 북쪽공간을 과감히 잘라내서 형태를 마무리했다. 부가적인 덩어리와 잘려나간 덩어리의 합은 모퉁이 땅이기에 주변에서 다채롭게 느낄 수 있는 형태가 돼 단조롭게 보이지 않는 집이 되도록 의도했다.
평면계획 및 각 실별 특징
1층 : 남측마당에 면해 선룸과 현관이 위치하고 진입하게 되면 홀 개념의 거실과 식당 그리고 주방이 열려져 있다. 상부에 오픈공간을 통해 2층 가족실로 시선이 연결되며 계단동선이 현관에서 일직선으로 보여 수직공간의 방향을 제시한다.
자녀가 없는 현재를 위해 방2는 거실의 확장 공간으로 사용되며 추후 자녀들을 위한 공간으로 독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주방은 편리함을 위해 11자 가구배치로 계획했고 세탁기가 없는 보조주방은 자주 쓰지 않거나 지저분한 것들을 가릴 수 있고 펜트리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화장실은 외부 손님이 있을 경우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건식세면대로 계획했다. 북쪽 방1은 추후 2층 침대를 고려해서 천창과 작은 창을 계획했다.
2층 : 안방에 편리한 동선구성으로 동측에 사적인 공간을 배치하고 보도에 면해 개방성이 있는 서측에는 가족실을 배치해 원경조망과 남측 빛을 받을 수 있게 하였고 경사지붕을 활용한 가족실 천장은 다락과의 연계와 공간감을 높이면서 시선의 흐름이 위아래로 열린 공간으로 느껴지게 했다.
북측은 방1을 제외하면 모두 작은 창으로 계획하여 에너지 효율과 뒷집에 의한 시선적 불편함을 차단했다. 다락은 작은 집에서는 부족한 수납공간을 위해 만들었지만 다양한 공간으로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공간이 될 것이다. 2층 욕조에서의 남측 하늘 조망은 건축주의 작은 소망이기에 특별히 계획됐다.
입면 계획(형태 및 마감재)
지구단위에 맞는 외벽 색상이 있어서 기준에 맞게 벽돌을 선택했고 붉은 벽돌집의 로망을 가지고 시작했기에 찐하고 단단한 이미지 그대로 적용됐다. 일반 벽돌보다 가로비가 더 커 수평적인 느낌이 더 들었고 단조로운 입면에 수직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세라믹 사이딩을 접목해서 포인트를 주는 입면계획을 했다.
인테리어 콘셉트
전체적으로 밝은 톤의 벽지를 사용하고 자작나무의 나무 톤을 써서 따뜻한 느낌을 가지려고 했다.
1층 바닥은 방까지 전체가 무채색의 타일로 마감되어 모던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디자인 되었고 그에 따라 가구는 컬러가 포인트가 되게 선택됐다. 방2에는 수납이 가능한 평상과 자작나무 벽면이 포인트로 활용돼 편안함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나무신문
글 최성호 건축사 / 정리 서범석 기자
<1층 평면도> |
<2층 평면도> |
<다락 평면도> |
위치▷김포시 운양동
용도지역/지구▷제1종전용주거지역,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구조▷철근콘크리트조/경골목구조
대지면적▷245.80㎡
건축면적▷83.98㎡
연면적▷140.63㎡
1층 : 83.98㎡
2층 : 56.65㎡
다락 : 20.62㎡
건폐율▷34.17%
용적률▷57.21%
설계▷소하건축사사무소
시공▷HNH건설
사진▷이한울 작가(나르실리온)
자재개요
지붕▷징크 / 서인엠앤씨_칼라강판
외벽▷조적 / 우성벽돌_로만플러스로제
데크(바닥)▷고흥석_석재데크
내부 천장▷엘리스_45148-1
내벽▷엘리스_45148-1
바닥▷타일 / 원목마루_STA GREY 600×600/원목마루
계단실 디딤판▷브랜드우드_자작합판
계단 난간▷메탈룩_스틸난간
창호▷알파칸 이태리 시스템창호_ 알파칸 PVC 시스템창호
현관문▷성우스타게이트_LSFD 모데스티 다크
주요 조명▷공간조명 / 해외직구_매입등
주방가구(싱크대)▷성진주방가구_자작합판 주방가구
위생기구▷계림요업_C-972F
난방기구▷경동보일러_콘댄싱 보일러
단열재
지붕▷크나우프_에코베트
외단열▷윈코_스카이텍
중단열▷크나우프_에코베트
소하건축사사무소 최성호 대표 건축사
“심심한 듯 소박하게 보여도 살아가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을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다”
소박하지만 따스한 정서가 느껴지는 건축을 추구하며, 사람의 감성이 묻어나는 디자인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복락재, 온정당, 진월재, 고운숲, 담온가, 이유있는가, 소복소복 하우스 등이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 / 한국목조건축협회 정회원 /한국시공학회 정회원 / 5STAR 품질인증위원(한국목조건축협회)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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