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겪고 있는 스마트폰?
2017년 스마트폰 트렌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디스플레이의 변화이다. 홈버튼을 없애면서 화면이 커지고 전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화면이 커지니 문제도 크게 보인다. 최근에 출시한 스마트폰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짚어보도록 하자.
아이폰X, 어서와 OLED는 처음이지?
11월 초에 출시한 아이폰X는 팀쿡이 이야기한 것처럼 스마트폰의 미래 같아 보였다. 페이스북ID와 전면 카메라를 위한 노치(notch) 부분을 포함해서도 호평이었다. 그런데 출시 일주일이 지날 쯤해서 몇몇 문제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터치 문제였다. 추운 지역에서 아이폰X의 터치가 불안정한 이슈가 불거졌다. 홈버튼이 없는 상황에서 터치가 안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을 상기시키는 케이스였다. 다행히 민감도 등의 조절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고 애플은 패치를 약속했다.
두 번째는 녹색줄이 나타났다. 화면 오른쪽에 녹색줄이 나타났다. 일부는 리부팅으로 잠시 해결이 되었다는 사람이 있고 일부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점은 동일한 영역에 동일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번 녹색줄 현상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로 해결이 될 문제가 아니라 기기적 결함을 생각해봐야 한다. OLED의 특성상 색을 표현하기 위해 패널에 색상을 활성화하는 전압을 흘리게 된다. 동일한 영역에 동일한 색상으로 문제가 반복된다면 기기적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아직 명확한 이유와 대처를 내놓지 않았다.
터치 문제는 소프트웨어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녹색줄 현상은 잠재적인 불안을 남겼다. 애플은 아이폰6s의 배터리가 생산 과정에서 결함이 있음을 인정한 적이 있고 배터리 교체를 무상으로 지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경우 단가가 높은 부품이기도 하고 현재 생산 수량도 부족한 상황이기에 수리에 대한 대처가 난감해보이기도 한다.
애플의 1세대 제품은 거리는게 맞다라는 농담이 있는데 아이폰X가 또한번 흑역사를 남기게 될 지 주목하게 된다.
총체적 난국으로 흘러가는 픽셀2
<말썽 많은 픽셀2와 픽셀2 XL에 대처하는 구글의 자세> 글에서 픽셀2 XL의 디스플레이에 잔상이 남고 있으며 번인 의혹에 대해서 정리한 적이 있다. 물론 대인배 구글은 워런티 기간을 1년 더 무상으로 연장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결함을 인정한 것이기도 했다. 여기서 끝났어야 한다. 하지만 픽셀2 XL는 이후에 또다른 이슈가 터졌다.
화면에서 터치가 불안정한 영역이 생겼다. 화면의 가장자리 부분에서 터치가 불안정 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전문가가 테스트를 한 영상이다. 꽤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번인 이슈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불거진 일이라 픽셀2 XL의 결함은 불안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픽셀2는 스피커, 픽셀2 XL는 디스플레이 문제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의 결함도 개선하는 과정에서 불편함과 이미지를 깎아먹는 상황인데 하드웨어의 결함들이 하나씩 불거지고 있어서 구글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총체적 난국을 맞이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새로운 세대를 위한 성장통인가?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화면이 커져서 시원하고 공간활용이 좋아아진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에서 화면을 키우는 이유 중 하나는 홈버튼의 제작공정을 줄여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함도 있다.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포장하기 좋은 먹잇감인 것이다.
하지만 화면이 커진 장점 뒤에는 또다른 단점이 숨어있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제어 방법이 없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처할 방법이 사라진다. 그리고 문제를 느끼는 입장에서도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OLED는 얇고 가볍게 저전력으로 작동하며 발색이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율이 좋지 않고 번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제작 단가가 높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특히 번인의 경우는 잠재적으로 OLED에는 필수불가결하고 따라오는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아이폰X, 구글 픽셀2.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과 다음 세대로 변화해가는 시점에서 시험에 든 느낌이다. 특히 두 제품 모두 터치 문제와 번인 문제로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겹쳐진다. 디자인, 제작단가, 변화에 대한 니즈가 서로 맞물려 덜익은 과일을 따버린 것은 아닐까? 2017년 후반기에 등장한 제품들은 변화와 성장을 위해 성장통을 혹독하게 겪고 있는 셈이다.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할 성장통이라면 제대로 겪고 다음에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품들은 이 점을 감안하고 구매를 하거나 살짝 관망하기를 조심스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