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이었다가 쫓겨났다고?" 손숙, '더 글로리' 집주인 할머니의 충격적인 과거
출처 : 넷플릭스 ‘더 글로리’, MBC |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큰 인기를 끌자 극 중 문동은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방을 내어준 집주인 할머니에 대한 시선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손숙은 환경부 장관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손숙, 환경부 장관 임명된 후 한달 만에 사퇴한 사연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
손숙은 지난 1999년 5월 24일 제6대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돼 국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대중 대통령은 그를 환경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했습니다. 하지만 재임 기간은 33일로 굉장히 짧았습니다. 취임한 지 한달 만에 ‘러시아 공연 2만달러 격려금 수수 파문’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1963년 연극 ‘삼각모자’로 데뷔한 손숙은 장관 취임 당시 이미 ‘스타’ 연극배우이자 방송인이었습니다. 그는 장관 취임 후에도 사흘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는데요. 그는 “이미 약속된 것이고 국가간의 외교적인 약속이기에 러시아 공연은 진행할 것이다”라며 러시아 방문 때 연극 ‘어머니’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연극 출연 당시에도 “장관이냐, 배우냐”는 비판을 받았지만 문제는 손숙이 여기서 격려금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국내 기업인 7~8명이 무대 위로 올라와 손숙에게 격려금이라며 봉투를 건넸습니다.
출처 : 채널A ‘백일섭의 그때 그 사람’ |
손숙은 무대 인사 때 갑작스럽게 건네 받아 거절하기도 어려웠다며 연극계 관례대로 이를 받아 극단쪽에 봉투를 전달했는데요. 손숙은 “극단에서 격려금 액수가 2만 달러라고 알려와 액수가 크다고 생각했지만 외국 공연이었고 기업인 다수가 모은 것이라고 해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 이 사건은 ‘환경부 장관, 2만 달러 수수’ 사건으로 대서특필 됐습니다. 특히 당시 김대중 정부는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방지, 도덕성 회복 운동을 강조하며 부처별로 ‘공직자 10대 준수사항 실천 결의대회’ 등을 벌였던터라 이 사건은 더욱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손숙은 당시 “연극 관행상 순수한 격려금이었다”라며 “개인이나 장관 신분이 아닌 연극배우로서 받았다”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지 못하는 공직사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결국 경질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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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은 장관 직에 미련도 없었고, 부친처럼 여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사퇴했지만 후폭풍은 오로지 혼자 몫이었는데요. 이후 당시를 회상하며 “새벽만 되면 자다 깨서 벽을 치며 울었다. 너무 분했다. ‘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 죽어버리면 이 억울함이 풀릴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의욕 없이 살다가 어느 날 손숙의 스승이자 연출가인 임영웅 선생에게 연락이 왔는데요. 그는 손숙을 집요하게 설득했고 손숙은 그렇게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손숙은 이 사건을 계기로 연극에 더욱 파고 들게 되었는데요. 그는 “연극과 새로운 사랑에 빠진 게 그때부터였다”며 “눈 뜨면 연습장에 가 있는 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손숙은 이 밖에도 2019년 8월부터 2021년까지 예술의 전당 이사장을 역임해 또 다른 특별한 이력이 생겼습니다.
남편 사업 실패로 수십억 빚더미..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
손숙은 남편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남편 김성옥은 사업이 실패하자 해외로 도피했고 수십억의 빚은 고스란히 손숙에게 남겨졌습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저는 3,40대에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애들 아빠가 일을 저질러서 그걸 수습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편은 사업을 할만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한 게 실수였다. 잘 안 됐을 때 포기해야 했지만,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했다가 더더욱 수습이 안 됐다. 가족만 고생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 채널A ‘백일섭의 그때 그 사람’ |
손숙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빚더미에 앉게 되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는 늘 아파트 8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떨어지면 편해질텐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처럼 방송국에서 전화가 왔는데요. 손숙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고 자식 생각에 수락했다”며 “그렇게 나이 마흔이 넘어서 방송을 하러 다시 나오게 됐다. 내가 일을 하겠다고 나온 게 아니다. 그래서 많은 일을 했다”며 방송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출처 : 채널A ‘백일섭의 그때 그 사람’ |
당시 손숙이 수락한 라디오 방송이 바로 ‘여성시대’였는데요. 이 라디오 방송은 손숙의 이름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손숙은 “이후 광고 영화 드라마에서 굉장한 활약을 했고 곧 빚을 정리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면서 “나에게 힘을 준 건 가족, 무대, 연극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손숙의 남편 김성옥은 지난 2022년 12월 16일 별세했습니다. 그는 배우 겸 연극연출가로 87세의 일기로 작고했습니다.
출처 : 신시컴퍼니, KBS ‘태조왕건’ |
그는 ‘태조 왕건’, ‘왕과 비’ 등 생전 300여편의 작품에서 열연했습니다. 순숙은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편 김성옥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남편은 그 당시 아주 잘 나가는 배우였다. 그 사람 연극에 반했고, 어린 나이에 처음 사랑에 빠져서 자연스럽게 결혼하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