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 '버핏과의 점심' 경매 기록 깨질까…"올해가 마지막 점심"
오는 6월 12~17일 이베이에서 경매 시작,
20여년간 낙찰가 총 420억원 전액 기부…
월가 전설부터 中암호화폐 사업자까지 참여,
세계 주목한 이벤트 종료 이유는 공개 안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블룸버그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점심경매 행사가 오는 6월 마지막으로 열린다. 지난 20여년간 버핏 회장과 점심을 먹기 위해 전 세계 각계 각층 투자자들은 총 400여억원을 지불했으며 이 금액은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버핏과 식사할 마지막 기회가 될 이번 경매 낙찰가가 얼마나 치솟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노숙자·저소득층 등을 돕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자선단체 글라이드재단은 이날 워런 버핏 회장과의 마지막 점심 경매인 '파워 오브 원' 이벤트가 오는 6월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행사는 6월 12~17일 이베이를 통해 이뤄지며 경매 입찰은 2만5000달러(310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 경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사전에 자격을 얻어야 한다. 경매 최종 낙찰자는 미국 뉴욕 '스미스앤월런스키'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마지막 기회를 갖는다. 가족·친구·지인 등 최대 7명까지 손님 초대도 가능하다.
버핏은 지금은 고인이 된 부인 수잔 버핏의 권유로 지난 2000년부터 점심 경매를 통한 기부를 지속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가 컸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글라이드재단 측은 이번 행사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왜 중단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카렌 한라한 글라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년간 워런 버핏의 우정과 관대함은 빈곤과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그의 유산은 앞으로도 계속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예견했던 헤지펀드 매니저로 유명세를 탄 데이비드 아이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 중국 암호화폐업체 트론 창업주인 저스틴 선/사진=블룸버그, 로이터 |
그동안 버핏과 식사를 하며 투자 조언(특정 투자상품 제외) 등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사려고 많은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했다. 2008년 이후에는 매년 100만달러 이상 낙찰가를 기록했으며 총 3400만달러(420억원)가 노숙자·저소득층의 무료 식사·건강관리 등을 돕는데 쓰였다.
그동안 버핏과의 점심을 낙찰받은 인물 중에는 월가의 전설이자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예견했던 헤지펀드 매니저로 유명세를 탄 데이비드 아이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도 있었다. 그는 2003년 25만달러(3억1000만원)를 내고 버핏 회장과 점심 식사를 했으며 글라이드재단에 25만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 테드 웨슐러는 2011~2012년 2년 연속 버핏 회장과 점심에 500만달러(62억원) 이상을 썼으며, 식사 후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매니저로 채용되기도 했다.
축제처럼 진행되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워런 버핏 모형과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FP |
단일 낙찰가 사상 최고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457만달러(57억원)다. 이 해엔 이베이에서 팔린 가장 최고가 품목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낙찰자는 중국 암호화폐 사업가인 저스틴 선이었나 그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출국 금지 조치를 받아 그 해 7월로 잡힌 점심 일정이 불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올해 경매는 버핏 회장과 점심 식사할 마지막 기회로 사상 최고가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버핏 회장의 마지막 점심 경매 소식은 이달 30일 버크셔해서웨이 연례주주총회를 앞두고 나왔다. 이번 주총에선 버핏 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교체 요구와 기후 변화 리스크 대처 계획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라는 주주 제안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버핏 회장 역시 점심 경매를 끝내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글래이드재단과는 다른 방식으로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