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14년 한 이태원 식당 폐업… '지독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송인 홍석천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tbs 사옥에서 진행된 '홍석천의 Oh! 마이로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이태원 외식업계 '대통령'으로 불렸던 방송인 홍석천이 14년간 운영한 이태원 레스토랑 문을 닫는다.
6일 홍석천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난 14년간 이태원 마이타이를 사랑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를 오늘에 있게 해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이타이를 이번주 12월 9일까지만 영업하고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이어 "구청에서 명명한 '세계음식거리'라는 이름은 이제 '포차거리'라고 이름을 바꿔야 할 듯"이라며 "골목은 그렇게 변한다"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홍석천이 이번 폐업 이유를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초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홍석천은 지난 1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시 운영하던 가게 중 3곳을 폐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태원 거리가 죽어가는 이유로 "임대료 폭등이 굉장히 큰 요인일 수 있다"며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상권이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6일 홍석천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저를 오늘에 있게 해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이타이를 이번주 12월 9일까지만 영업하고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사진=홍석천 인스타그램 |
홍석천은 이날 인터뷰에서 "제가 이태원에 몇 년 전까지 하던 가게는 처음에 들어갈 때 예를 들어 5000에 200으로 시작했으면, 한 5년에서 6년 후에 1억5000에 850 정도까지도 올라 결국 무일푼으로 쫓겨났다"며 "그 건물 다 살려주고, 당시 제 돈으로 인테리어한 것만 3억 들었는데 쫓겨나니 남은 게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방송을 계기로 홍석천은 지난 5월 이태원 경리단길 상권 살리기를 주제로 방송 프로그램까지 진행했으나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홍석천이 가게를 운영해 온 이태원 경리단길은 서울 송파구 '송리단길', 마포구 망원동 '망리단길',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 등 전국에 '○리단길' 열풍을 불러온 원조격 거리다. 허나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 사례로 언급돼 왔다.
이태원과 함께 가로수길, 홍대 등지도 거리에 독특한 매력을 일궜던 예술가들이 임대료 상승으로 떠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최근에는 젊은이들 사이 핫플레이스로 등장한 서촌, 익선동, 연남동, 성수동 등도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