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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 화산폭발 놀라셨나요?…100년마다 분화하는 백두산, 3년 남았다

[편집자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화산폭발(분화)로 '화산 공포'가 재현되고 있다. 화산폭발은 자연재해일 뿐 아니라 경제·산업적 피해도 크다. 백두산과 동해 해저화산은 물론 인접한 일본 후지산 등의 분화 가능성이 있어 한반도가 더는 화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산 폭발 가능성과 피해규모, 대비책을 짚어본다.

[MT리포트] 한국도 화산 안전지대 아니다(上)

①100년마다 터지는 백두산 "마지막이 9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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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화산폭발지수(VEI) 5 규모 '해저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화산폭발 충격파로 국가 통신이 마비되고, 쓰나미(지진해일)와 화산재가 불어닥쳐 전례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과거 VEI 7 규모로 대폭발했던 백두산이 있고, 동해에 통가처럼 해저화산이 다수 존재해 더는 '화산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21일 과학계에 따르면 매 세기(100년)마다 분화했던 백두산은 1925년을 기점으로 화산 활동을 멈췄다. 하지만 화산 분출을 촉진하는 마그마방(마그마가 존재하는 공간)이 백두산 천지 하부 약 4㎞와 15㎞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폭발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두산은 폭발 확률 100% 화산"

국내외 화산 연구자들이 백두산을 주목하는 이유는 946년 대폭발 때문이다. 천년에 한 번 일어날 화산 분화라는 의미에서 '천년대분화'라 일컫는다. 당시 방출된 화산재는 남한 면적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었다. 백두산은 지난 2000년간 5대 초대형 화산폭발 중 하나로, 통가 폭발의 100~1000배로 추정된다.


이승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백두산화산연구단 박사는 "백두산은 2002~2006년 사이 새로운 마그마가 공급돼 지진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화산체가 팽창하는 등 화산 불안전 현상이 일어났다"며 "다행히 분화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다시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면 백두산은 폭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화산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질자원연에 따르면 당시 백두산 지진은 한 달 평균 7회에서 72회까지 수직상승했다. 2003년 11월만 지진이 243회 발생하며 대분화 조짐이 나타났다. 화산이 지표에서 20cm 융기되는 현상도 관측됐다.


화산 전문가인 이윤수 포스텍(POSTECH) 환경공학부 특임교수도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백두산 폭발 확률은 100%"라면서 "폭발하면 백두산 천지 아래 있는 액상 이산화탄소가 기화돼 질식사 등 인명피해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백두산 천지에 있는 20억톤 물이 화산쇄설물과 흐르는 '화산이류' 현상도 발생 가능성이 크다"면서 "화산재로 인해 북한의 이상기후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각종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빙산의 일각처럼…동해에 숨어 있는 해저화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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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는 이처럼 해저화산이 다수 존재한다. / 사진제공=한국해양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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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해에 존재하는 해저화산과 일본의 해저화산들. 뾰족한 모습이 해저화산. / 사진제공=포스텍(POSTECH)

화산 연구자들은 홀로세(1만년 이내 지질시대) 기간 폭발 활동이 있는 산을 활(活)화산으로 분류한다. 한반도 활화산으로는 백두산·울릉도·제주도가 포함되고, 전문가들이 예의주시하는 곳은 백두산과 울릉도 인근 동해의 해저화산이다.


울릉도 인근 동해에는 폭발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해저화산 수십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저화산은 분화 주기가 길어 감시가 어려운데, 이렇다할 관심 부족으로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아 위험성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이윤수 포스텍 교수는 "울릉도 인근 동해에는 적어도 수십 개의 해저화산이 존재한다"며 "이 화산들에는 작은 분화구들이 존재하지만 마그마가 어디에 있는지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마그마 존재를 파악하면 위험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울릉도는 분화 주기가 매우 길어 감시가 어렵고, 화산들이 위치한 동해 바다 수심은 약 2㎞에 불과하다"면서 "동해에 존재하는 해저화산들이 통가처럼 폭발할 경우, 화산재뿐만 아니라 쓰나미에 의한 피해가 크게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울릉도 해저화산은 현재도 지온 증가가 1㎞당 약 97℃ 정도"라면서 "이는 울릉도가 오히려 백두산보다 추가 폭발이 예상되는 주요 활화산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외에도 최근 일본 후지산 등 인근에선 화산폭발 전 일어나는 지진 현상이 관측되기도 했다. 남동풍이 부는 여름철 일본에서 화산이 분화하면 한반도 남부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최근 남태평양, 동남아시아의 화산폭발 활동도 잦아지고 있다.

中 독점한 '백두산공정'…韓 화산폭발 시나리오가 없다

②'백두산 폭발 시나리오'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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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백두산은 금기어입니다. 모두 장백산(長白山, 창바이산)이라고 부르죠. 중국은 백두산 연구를 2000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연구를 독점하고 있으니 국제적으로 백두산보다 장백산이 더 보편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우리가 '동해물과 백두산이…'라는 애국가를 자신 있게 부를 수 있겠습니까."


국내 대표 화산연구자인 이윤수 포스텍(POSTECH) 환경공학부 특임교수는 21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연구 분야에선 백두산공정이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백두산은 북한과 중국 접경지에 위치해 화산폭발 위험성을 평가하고 감시하려면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내 연구진과 공동 조사와 연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부터 백두산 연구를 준비했다. 2000년대 초반부턴 이를 본격화했고, 2018년 12월 백두산 소재지인 지린성에 화산연구소 설립을 추진해 2년 뒤 완공했다. 중국은 백두산에 대한 20년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전 세계 2600여 개 화산에 대한 기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의 백두산 연구 실정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20년 1월 백두산화산연구단을 발족했지만, 현재 인원은 단 4명에 불과하다. 매년 예산 4~5억원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현장 탐사를 할 수 없어 중국 연구를 토대로 하거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는 정도다.

◇백두산은 동북아 정세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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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 사진=머니투데이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세기마다 분화했고, 1925년이 마지막 분화했기 때문에 언제 터져도 무방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946년 화산폭발지수(VEI) 7 규모로 터지거나 이보다 100분의 1 수준이었던 1702년 수준(VEI=5)으로 터져도 북한이 이를 대응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동북아 정세에 '격랑'(激浪)이 몰아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현재 연구를 독점해 '백두산공정'을 노골화하는 만큼, 중국이 북한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때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과 미국까지 개입하면 동북아에 '갈등 국면'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권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백두산화산연구단 박사는 "백두산 폭발이 일어날 경우 엄청난 화산재는 물론 천지에 20억톤에 달하는 물로 각종 피해가 예상되지만 북한 역량으론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이 경우 사회적인 동요는 북한 문제에 한국·중국·일본·미국까지 개입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백두산 화산폭발은 하나의 화산 문제가 아니라 국제·정치·사회적인 복합재해"라면서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점치고 이에 대한 시나리오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안보 차원에서 한국 '백두산 연구 원팀' 필요"

이윤수 교수는 백두산 문제는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연구진이 북한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2017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영국 유엔대표부가 제출한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 연구에 대해 예외조항에 해당한다며 이례적으로 공동 연구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현재까지 연구를 주도한 중국이 통제할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 천년대분화 100분의 1 수준으로 폭발돼도 북한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노선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범부처 간 협력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 백두산 연구는 중국에 밀리는 정도가 아니고 우리는 현장을 못 가기 때문에 역량이 제로에 가깝다"면서 "중국처럼 양으로 승부해선 승산이 없고, 화산·지질 전문가뿐 아니라 인공지능(AI)·물리·전기전자 등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화산폭발로 인한 경제·산업·안보 영역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백두산뿐만 아니라 울릉도·제주도 해저화산에 대한 폭발 별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동남아와 남태평양 지역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나고 있어 연구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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