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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의료폐기물 3만톤 '산더미'…소각장 부족해 전국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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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2시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안쪽에 의료폐기물을 실은 트럭이 소각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양윤우 기자

#20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업체 S사의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양쪽으로 길게 드리워진 차단봉이 올라가자 초록색 의료폐기물 마크가 그려진 탑차가 소각장으로 들어갔다. 얼마쯤 지나자 다시 탑차가 진입했다.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지켜본 결과 이렇게 들어간 차량은 모두 16대. 4분에 한 대 꼴이었다. 수도권에서 나온 의료폐기물 상당량이 이곳에서 소각되지만 요즘에는 처리 한도를 초과하기가 일쑤다. 시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처리할 폐기물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폐기물이 밀려들지만 처리 한도를 넘어서 다른 소각장으로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가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의료폐기물 처리 용량도 한계에 다다랐다.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 이용자는 물론이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폐기물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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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2시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의 소각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양윤우 기자

이날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 17일까지 병원,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배출돼 소각된 격리의료폐기물이 3만 573톤으로 집계됐다. 장소별로는 △격리병원 1만 3973톤 △생활치료센터 1만 2647톤 △기타(보건소, 선별진료소 등) 3953톤이다.


의료폐기물은 격리의료폐기물, 위해의료폐기물, 일반의료폐기물로 나뉜다. 격리의료폐기물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 인해 격리된 사람에 대한 의료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폐기물을 말한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격리의료폐기물은 따로 집계된다.


올해 발생한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은 벌써 지난해 발생량(5787톤)의 3.5배를 넘어섰다. 1월 1796톤, 2월1074톤 등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다 8월 2924 톤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11월에도 2748톤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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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1명당 하루 5kg 가량의 의료폐기물을 배출한다. 지난 9월까지는 자가격리자가 격리기간 동안 사용한 물품 역시 격리의료폐기물로 간주됐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 10월부터 재택치료자나 자가격리자에게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격리 해제 뒤에 일괄 소독해서 일반폐기물로 배출하도록 했다. 10월부터는 격리의료폐기물 통계에 자가격리자나 재택치료자가 내놓는 쓰레기는 제외됐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격리의료폐기물 위탁량은 여전히 증가추세다.

코로나 확진자 많은 수도권엔 소각시설 '3곳'뿐…포화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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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처리량은 늘어나는데 처리용량은 한정적이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13곳뿐이다. 서울의 한 의료폐기물 운반업체 관계자는 "한 달 전부터 각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소각장에서 처리가 밀리면서 폐기물 수집 시간대도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은 처리 업체가 수거하는 즉시 소각장에서 소각하는 당일수거 당일소각이 원칙이다. 일부 소각장에서 소각 작업이 지연되면서 폐기물 수거도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3곳의 소각장 대부분은 경북, 전남, 충남 등 지방에 몰려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수도권엔 3곳에 그친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며 소각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일부 업체는 당일 소각해야 하는 의료폐기물을 수도권 밖 지방의 다른 소각장으로 보내지기도 한다.


최근 병상부족으로 인해 코로나19 중증 환자 등이 병실을 찾지 못해 여러 지역을 헤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코로나 폐기물도 소각할 곳을 찾아 전국을 떠돌기도 한다는 얘기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13곳에서 하루에 소각할 수 있는 의료폐기물 용량은 646.56톤이다. 업체들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29조에 따라 변경허가 없이 의료폐기물을 허가용량의 130%까지 소각할 수 있다. 또 폐기물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면 상대적으로 위해성이 낮은 의료폐기물 일부를 지정폐기물 소각장으로 보낸다. 올해 수도권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가운데 한 곳이 정기검사를 받으면서 수도권 폐기물 업체 처리능력이 과부하에걸리기도 했다.


국내의 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관계자는 "지난 11월에는 의료폐기물이 전달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며 "물량이 많아져서 소각 대기 시간이 생기고 있다. 시설공사도 예정돼 있는데 시설공사를 하면 소각 처리 능력 떨어져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작업은 내년으로 미뤄두고 소각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서울의 한 의료페기물 운반업체 관계자도 "한 달 전부터 각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소각장에서 처리가 밀리면서 폐기물 수집 시간대도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시설 확충 등을 통해서 늘어나는 의료폐기물에 대응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의료폐기물 배출량이 늘고 있지만 이에 맞춰 소각시설의 하루 처리용량도 지난해 589.4톤에서 올해 646.56톤으로 증가했다"며 "현재는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에 대해 당일 반출·운반·소각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용인(경기)=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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