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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키, 이제 집에 두고 다니셔도"...애플·삼성도 '디지털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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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가 지난 15일 UWB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카 키 서비스 협력 자동차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캡처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을 발표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아우디와 BMW, 제네시스, 포드 등 자동차 브랜드명이 깜짝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오는 8월부터 갤럭시S21+와 울트라모델에서 이들 브랜드대상 디지털 카 키((Digital car key)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힌 것이다. 애플이 지난해 BMW에 이어 최근 현대차와 디지털키 서비스 협업을 발표하자 맞불을 놓은 형국이다. 스마트폰과 차량간 결합이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키없어도 차문열고 시동까지...디지털키 본격화


디지털키는 실물 열쇠를 대신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스마트폰에 특정 디지털키를 설치하면 열쇠없이도 차문을 여는 것은 물론 엔진 시동을 걸고 주행까지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디지털 카 키’ 서비스를 지원한다. 일단 아우디, BMW, 포드, 제네시스 등 협력이 확정된 브랜드를 공개했지만 현재 다른자동차 업체와도 탑재를 논의중이다. 사실 자동차용 디지털키는 삼성이 먼저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독일 IFA 전시회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디지털키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었다. 현대차 역시 2019년 자체 디지털키를 발표해 현재까지 소나타 이상 중형차 13만여대에 적용했다. 구글안드로이드의 오픈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앱 형태다. 이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으로,쏘카, 그린카 등 카셰어링 업계에서 이미 보편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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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가 지난 15일 UWB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카 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캡처

그런데 애플이 지난해 연례 개발자대회(WWDC)에서 초광대역통신(UWB)기반 '디지털키 플러스'를 공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올해 BMW의 전기차에 이어 현대차에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NFC의 경우 도어록에 근접해야만 작동하지만 UWB는 차량근처에 가는 것만으로 문이 열리고 시동을 걸수 있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스마트키를 능가한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디지털 키도 UWB을 활용한 것이다. UWB는 기존 NFC, 블루투스에 비해 인식 거리가 길고 차량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때문에 주차장에서 차량 위치를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된다. 특히 NFC가 복제 가능성 등 보안성 문제가 제기되는데 반해 UWB는 신호를 중간에 가로채는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키 시장 잠재력 무궁무진...애플에 삼성까지 가세해 표준화 속도낼 듯


단말 제조사들이 디지털키에 주목하는 것은 관련 부가 서비스가 무궁무진해서다. 실제 차량의 경우 가족이나 친구에게 차를 빌려줄 때 디지털키만 온라인으로 공유하면 더이상 물리적 키가 없어도 된다. 대리운전이나 카셰어링 서비스에도 유용하다. 가령 차와 고객위치가 달라도 디지털키로 차량을 픽업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차량을 배송할 수 있고 차량을 사용하지 않을때 빌려줄 수도 있다. 디지털키는 기존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계하는 만큼 디지털키 로그데이터를 통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해 보험서비스에 적용하거나 정차 패턴에 따른 주유소 음식점 추천 등 맞춤정보 제공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디지털키는 차량 외에도 숙박업과 물류배송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힐튼호텔과 월드디즈니 등이 이미 디지털키 기반 객실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아마존과 월마트도 배송기사가 상품배송시 집주인의 허락을 받으면 도어록을 열고 집안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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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탑재된 디지털 키로 BMW 차량 문을 여는 모습 /사진=BMW)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가세로 자동차 분야 디지털키 표준화 단체인 자동차 연결 컨소시엄(CCC: Car Connectivity Consortium)의 활동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CCC는 앞서 애플과 BMW가 UBW 디지털키를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세계 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와 여타 자동차 브랜드가 손잡음에따라 표준화(디지털키 3.0)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플랫폼이나 제조사에 무관하게 디지털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애플에 이어 삼성까지 스마트폰 1, 2위 업체가 모두 디지털키에 참여하고 그동안 주저하던 자동차 메이커들도 속속 가세하면서 디지털키 표준화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이라면서 "삼성과 애플이 일단 표준화에 협력하면서 관련 시장 파이를 키우고 이후 서비스 확장을 통해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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