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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근무에 방호복 손상도…" 현실이 된 간호사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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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의 얼굴에 보호구 착용으로 상처가 깊어가고 마구 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의료용 반창고가 붙어 있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 사진 = 뉴스 1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돌보는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6일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대구의 한 의료원에서 확진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일에도 경남 마산의료원의 30대 간호사가 아들과 함께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4일에는 의정부성모병원의 20대 간호사가 감염됐다.


확진 사례가 늘자 대한간호협회는 현장에서의 감염 노출 위험성과 원인 파악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협회 측은 "코로나19로 현장에서 간호 인력이 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간호사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 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최일선의 의료인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급선무"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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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D 보호장구를 착용한 김영환 대구 동산병원 파견 간호사가 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과 감염병 대응체계 및 의료안전망 구축, 의료인 보호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사회적 대화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장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2020.04.07. / 사진 = 뉴시스

경기도 성남의 한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모든 응급실 간호사들이 바빠졌을 것"이라면서 "감염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환자가 늘어)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일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오선영 정책국장은 머니투데이에 "간호사들은 확진자를 가장 가까이서 돌보는 의료 인력"이라면서 "확진자와 24시간 접촉하다 보니 감염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간호사들 중에는 감염 방지를 위해 영안실에서 숙식하는 분도 계신다"고 말했다.


오 정책국장은 "간호사들이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더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땀에 젖는 등 방호복이 손상돼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있다"며 "간호사들은 확진자의 대소변까지 치울 때도 많아 접촉 시간이 매우 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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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트위터

일각에서는 감염 우려가 높은 간호사들의 식사 등 기본적인 처우가 부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3일 한 간호사는 트위터에 우동과 컵밥 사진을 올리고 "방호복 입고 땀 뻘뻘 흘리는 사람들에게 이런 것을 먹으라고 준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 "간호사들에게 후원된 물품은 어디로 갔나"는 비판이 일자 해당 병원은 "지난달 1일 저녁 식사로 제공된 메뉴인 것은 맞다"면서도 "인원이 많아 준비한 식사가 소진돼 뒤에 온 사람에게 제공된 것"이라면서 식사를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경북 청도군의 대남병원에서도 부실 도시락 문제가 제기되는 등 처우 문제는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오 정책국장은 "간호사들이 피로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오 정책국장은 "간호사들의 근무 시간은 늘어났으나 처우는 여전히 좋지 못하다"면서 "의료진 감염을 막아야 확산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보호복을 제공하고 휴식을 보장하는 등 처우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오진영 인턴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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