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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속 숨겨진 할머니·손자 시신…용의자는 40대 아버지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빌라에서 할머니와 손주 관계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서울 동작경찰서가 28일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시신이 발견된 사건 현장에 경찰 출입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0.4.28/뉴스1

함께 살던 할머니와 초등학생 손자가 자택 장롱 속에서 비닐에 싸인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점은 2개월 전으로, 경찰은 할머니의 아들이자 손자의 아버지인 40대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 중이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동작경찰서는 지난 27일 오후 1시쯤 동작구 상도동의 한 빌라에서 할머니 A씨(70)와 초등학생 손자 B군(12)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감식을 벌였다.


신고자는 큰며느리다. 큰며느리는 최근 "시어머니와 조카가 연락이 끊겼다"며 경찰 112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장롱 안에서 비닐에 싸여 있는 두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 상태로 미루어 두 사람이 약 2개월 전 베개 등으로 얼굴을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이 지목한 유력 용의자는 A씨의 둘째 아들이자 B군의 아빠인 남성 C씨(41)다.


이웃들은 경찰이 사건현장을 강제로 개방하기 전까지 시신이나 음식 부패 등 냄새나 외부인 출입 등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웃에 사는 A씨는 "2019년 가을쯤 이사왔는데, 이웃간 교류가 많지 않아 설 명절 등 총 2번 마주친 게 전부"라면서 "할머니는 왜소한 체격이고, 아이는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B씨 역시 "이 빌라 자체가 가가호호 친하게 지내는 곳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건이 드러나게 된 계기는 초등학생인 B군의 온라인 개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이 온라인 수업에 불참하자 학교 측은 큰며느리에게 연락했고, 그가 시동생 C씨에게 "B가 수업에 안 나간다던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큰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도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C씨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직후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별한 남편의 집에 세를 놓고 그 돈으로 B군과 함께 생활하며 C씨 등을 금전적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 출입구나 인접 도로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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