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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 없었다면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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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 서문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차를 타고 코로나 19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의 차량 이동 선별진료소가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외신들의 극찬을 받았다.


검사를 받은 사람이 차량에 탑승한 채로 단계별 검사를 진행하는 이 방식은 타인과의 접촉을 막을 수 있어 혹시 있을지 모를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전국으로 확대 시행 중인 차량 이동 선별진료소는 ‘검체’라 불리는 콧물·가래 분비물만 확보하면 진단 가능한 분자진단법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eal time 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 rRT-PCR)가 있어 가능했다.


이처럼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율적 진단법은 감염자를 신속하게 진단해 전파를 차단하고, 치료가 필요한 대상자를 정확하게 선별해 치료할 수 있어 감염병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로 여겨진다.

독감 검사와 비슷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법…정확도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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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 서문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달부터 도입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법’은 종전 24시간 이상 걸리던 검사를 6시간 내 검사로 대폭 앞당겼다.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법의 진행방식을 보면 우선 코로나 19 의심 환자에게서 ‘검체’라고 불리는 가래 등의 분비물을 채취한다. 면봉으로 콧속과 목구멍 안쪽을 긁어 콧물을 채취하거나 강한 기침으로 가래를 뱉게 하는 방법을 쓴다. 시중 동네병원에서도 하는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와 비슷한 방식이다.


이렇게 채취된 두 검체에서 소량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리한 후 이를 수백만 배 증폭한다. 이후 코로나 19 유전자에만 반응하는 진단시약에 묻혀 프라이머라는 성분의 검출량을 조사해 판정을 내린다. 프라이머는 코로나 19에만 있는 특이 유전자(DNA)를 찾아내 접촉하는 데, 검사 가운데 이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 양성 판정을 받게 된다. 정확도가 99%에 이른다.

코로나 19 창궐 초기엔 ‘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법’ 임시 사용

앞서 코로나 19 확산 초기엔 이 바이러스만을 검출할 마땅한 검사법이 없었다. 그래서 우선 ‘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법’을 사용했다.


이는 모든 코로나 바이러스를 먼저 선별한 뒤 양성 판정이 나오면 다시 한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지 여부를 유전자 염기서열로 분석하는 2단계 절차를 밟는다. 이중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확진 결과가 나오기까지 1~2일이 소요됐다. 사스나 메르스 보다 전파력이 높은 코로나 19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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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젠바이오텍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시약을 실험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이기범 기자

검사 결과 나오기까지 일주일…속 터지는 메르스 검사의 악몽

신속한 검사가 가능한 진단법 개발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다. 당시 이미 메르스 진단검사법이 개발돼 확보돼 있었지만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서만 쓸 수 있는 형태였다. 민간의료기관에서 쓸 수 있는 표준화된 진단시약이 아니었던 것.


처음에는 소규모 집단 감염 단계에선 질본의 역량만으로도 검사가 가능했지만 초기 방역이 실패로 돌아가고 환자와 접촉자가 급증하자 쏟아지는 진단 검사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모든 검사를 질본으로 보내 진행해야 하는 탓에 진단 시간이 일주일 이상 걸렸다. 불안한 환자들은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했고, 이는 곧 병원 집단 감염을 초래했다.


진단기술의 진보 덕에 국내 민간기관 등에서 시행할 수 있는 코로나 19 진단검사는 하루 약 1만 5000건 수준이다. 일본의 하루 최대 검사량(약 3800건)의 4배 가깝다.


최근엔 실시간유전자 증폭검사법의 6시간을 20분 내외로 줄일 수 있는 현장 검사 기법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임신진단 테스트기처럼 1차 의료기관에서 신속·간편하게 쓸 수 있는 POCT(Point of Care Testing, 현장진단검사) 기기 연구가 한국화학연구원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다만 이런 방식은 ‘민감도’(감염자가 감염됐다고 판별하는 확률)와 ‘특이도’(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감염되지 않았다고 판별하는 확률) 등을 기존보다 향상 시킬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 탓에 기술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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