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훼손한 타이어 가맹점…고의로 휠 부수고 "교체하세요"
타이어뱅크 대리점 사업주가 스패너 등 공구를 가져와 휠을 훼손하는 모습이 그대로 포착됐다.(보배드림 영상 캡처) / 사진 = 뉴스1 |
타이어 특화 유통점인 '타이어뱅크'의 한 지역 대리점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러 온 고객의 차량 휠을 고의로 파손한 후 교체를 권유하는 '사기 영업'이 적발됐다. 본사 측은 해당 대리점과의 가맹 계약을 해지하고 피해보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고객 A씨는 자신의 차량 타이어 4개를 교체하기 위해 지난 20일 타이어뱅크의 한 지점을 방문했다. 지점 직원은 A씨에게 '타이어 휠이 훼손됐으니 교체하라"며 "너무 위험하다. 중고로라도 교체하라"고 권유했다.
A씨는 "지금은 여유가 없어 다음달에 와서 교체하겠다. 일단 끼워 달라"고 말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사진을 게시했다. 그런데 일부 누리꾼들은 "손상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깨끗하다" "바퀴 휠이 어떻게 안에서 밖으로 튀어나오나"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A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조사해 타이어뱅크의 직원이 스패너를 사용해 휠을 고의로 찌그러뜨리는 장면을 확보했다.
실제로 A씨가 게시한 영상에 따르면, 타이어 수리점의 직원이 스패너 등 공구를 사용해 휠과 타이어 사이에 끼운 뒤 고의로 훼손하는 모습이 담겼다. 다른 직원들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고의 훼손 작업이 끝난 직원은 휠에 타이어를 다시 끼워 넣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
이 소식이 알려지며 누리꾼들은 잇따라 '고의로 휠을 훼손한 뒤 교체를 권유하는 것은 사기'라는 비판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휠을 훼손했는데 손님이 교체하지 않았다 사고라도 나면 책임질 것인가"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타이어뱅크 본사는 진상 조사에 나서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본사 측은 이날 "해당 영상에서 고의로 휠을 파손한 직원은 대리점의 사업주"라며 "즉시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 측의 설명에 따르면 타이어뱅크는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전국에 보유한 약 430여개의 매장은 모두 위수탁계약을 통한 대리점이다. 본사 측에서 매달 사업주들에게 '불법 행위를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측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고객님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해당 사업주가 고객에 대한 피해 보상을 진행하지 않을 시에는 본사에서 직접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글의 작성자 A씨는 이날 오후 4시쯤 재차 글을 게시하고 "광주 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왔다. 이 가맹점은 고객의 생명을 담보로 장난을 친 것"이라며 "타이어뱅크 측에서도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