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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여성이 위험하다, 8일새 캐나다에서 벌어진 사건들

머니투데이

마스크를 쓴 아시아계 여성 모습./사진=AFP

최근 캐나다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노린 혐오 범죄가 늘고 있다고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특히 피해자 대다수가 사건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마스크 포비아'(공포증)에 따른 혐오 범죄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5일 벤쿠버 시내버스에 올라탄 한 정체불명의 남성은 곧장 두 명의 아시아 여성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거기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며 폭언을 퍼부었다. 이 남성은 이들을 바닥으로 패대기 친 뒤 머리카락을 쥐뜯었다. 이를 제지하는 또다른 여성도 공격을 당했다. 피해자는 버스에서 내려 도망친 뒤에야 이 남성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10일에는 또 다른 남성이 아시아 여성 주변을 서성거리다 이내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그녀는 당시 파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응급실 간호사인 캐서린 청 역시 지난 8일 친구와 토론토 시내에서 음식 주문을 기다리다 봉변을 당했다. 60대 여성이 그들을 우산으로 때리고 침까지 뱉은 것이다. 청씨는 C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동양인이고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8일 동안 발생한 이 3건의 사건 중 단 한 건의 용의자도 체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건 동기도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그간 '마스크 포비아' 현상을 연구해 온 인쉬앤 황 맨체스터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이를 '마스크를 쓴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인종차별'이라고 정의했다. 아시아를 향한 기존의 인종차별이 '마스크 공포증'으로 확장돼,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이를 실현한 것이다.


황 교수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정상적인 동양과 마스크를 쓰는 것이 낯선 서양 간의 문화적 갈등"을 지적하고 "더욱이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중국이 코로나19(COVID-19)가 시작된 곳이라는 점에서 외국인 혐오증을 정당화하는 구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공동체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때론 '모델 시민'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사회·문화적 통합을 보여주기도 했다"며 "마스크 착용 등 눈에 띄는 집단적 대응법은 해외 아시아인들과 특히 중국인들을 '명확한 목표'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벤쿠버 경찰국(VPD)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반아시아적 증오 범죄는 20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통틀어 12건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증오 범죄가 단기간 급증한 것이다. 특히 이중 16건은 유럽 등지에서 피해가 심해진 3~4월에 나타났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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