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로만 4번째 구속 수감' 장영자, 2심서도 징역 4년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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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사유서 제출 후 재판 불출석
전두환 정권 당시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됐던 장영자씨./사진=뉴스1 |
전두환정권 하에서 7000억원대 어음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출소한 후 또다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영자씨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부장판사 김병수)는 4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과 같은 판단이다.
장씨는 선고공판임에도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씨가 불출석 사유서에 감기 몸살로 인해 출석을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장씨는 작년부터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계속 이야기해왔다"며 "구치소 측에서도 강제적으로 데려오기 곤란하다는 보고서가 제출돼 장씨는 없지만 오늘 선고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277조 2항에서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개정을 못 하는 경우에도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심 재판부는 장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오랜 시간 장씨 주장에 대해 혹시 경청할 부분이 있는지 심리해왔다"며 "하지만 다시 기록을 살펴본 결과로도 장씨의 모든 죄를 유죄로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장씨는 그동안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어 재판부는 "범행 내용에 비춰 볼 때 1심에서 정한 형이 너무 가볍다거나 무거워 부당하지 않다"며 "검찰과 장씨의 항소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도 장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피해자들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진술하고, 관련 계좌 거래내역이나 사용 사실을 종합하면 사기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위조유가증권 행사 혐의 역시 은행 회신 결과, 자기앞수표를 건네받은 사람들의 진술, 자기앞수표에 기재된 내용 등을 종합하면 위조 사실을 장씨가 충분히 알았다고 인정된다"고 봤다.
장씨는 남편 고 이철희 전 중앙정보부 차장 명의 재산으로 불교 재단을 만들겠다고 속이거나 급전을 빌려주면 넉넉히 원금과 이자를 갚겠다는 등 사기 행각을 벌여 수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장씨는 지난 1982년 '어음 사기 사건' 이후 구속과 석방을 반복했다. 지난 2015년 1월 교도소에서 출소했지만 올해 1월 4번째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장씨는 남편과 함께 자금사정이 긴박한 기업체에 접근, 어음을 교부받아 할인하는 수법으로 6404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 두 사람은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먼저 가석방된 남편에 이어 장씨는 1992년 가석방됐다.
이후에도 장씨는 1994년 1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됐고, 2001년에는 220억원대 화폐 사기 사건으로 구속됐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