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못 박았다, '독도'가 누구 땅인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한국 영공 침범"이라 명확히 규정…국제사회에서 알릴 필요
독도 서도./사진=뉴시스 |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미국이 "한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규정했다. 일본이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한 마디로 일축하면서, 러시아가 침범하지 않았다 부인하는 것도 반박한 셈이다. 이로써 독도가 국제사회에서도 '분쟁의 섬(Disputed islands)'이 아니라 '한국 영토'라는 게 한층 더 공고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외신 등을 대상으로 보다 폭 넓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해에 있는 독도" 기자 질문에 美 국방장관 "한국 영공" 답해
마크 에스퍼 신임 미 국방장관./사진=뉴시스 |
마크 에스퍼 신임 미 국방장관은 23일 발생한 중국과 러시아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독도 영공 침범 사태와 관련, 러시아의 침범을 '한국영공 침범'으로 규정했다.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날 현지 기자가 독도를 '일본해에 있는(the island in the Sea of Japan)'이라고 칭하며 질문하자 "러시아가 남쪽 노선, 그 지역을 비행해온 건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한국 영공(South Korean airspace)'을 가로질렀다는 게 새로운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에스퍼 장관은 "최근 3시간 동안은 이 사건에 대해 세부적으로 연구하지 않았다"면서도 "한국은 명확하게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군은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가 KADIZ에 무단 진입한 데 이어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자 F-16 전투기로 360발에 달하는 경고사격을 가했다.
러시아는 '무반응', 미국은 '한국 영공 규정'…머쓱해진 일본
아베 일본 총리./사진=뉴시스 |
앞서 일본 정부는 중러 독도 영공 침범 사태에, '자국 영토'라 강조하며 한국과 러시아 정부에 항의했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23일 한국과 러시아 정부 양국에 "일본 영토에서의 이 같은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 회견에서 "자위대의 긴급 발진으로 대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일본 입장 표명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한국 정부에만 "침범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24일 러시아 측으로부터 "전날 우리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전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접수한 이 공식전문에는 "오히려 한국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러시아에 이어 미국도 국방부 장관이 직접 "한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규정하자 일본은 머쓱해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들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게 "(러시아 무반응이) 다케시마를 한국령으로 취급하는 거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선 아직도 독도가 '분쟁의 섬', 적극 홍보 필요
CNN뉴스 자막에 '독도(Dokdo island)'가 단독 표기된 모습./사진=cnn |
미국, 러시아 등 각국 반응이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에서 아직도 독도를 대다수 '분쟁의 섬'이라 인식하고 있기 때문. 여기엔 일본이 막강한 자본력과 외교력 등을 기반으로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미국 대표 뉴스채널인 CNN은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에 대한 뉴스 방송화면 하단 자막에 '독도(Dokdo island)'라 단독표기를 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4일 CNN 홈페이지에 올라온 종합기사의 지도엔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기표기로 바꿔 놓았다. 이를 두고 "일본 압력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영국 BBC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 독도와 다케시마를 함께 표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모두 '독도·다케시마'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1954년 한국에 점령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로비가 먹혀들고 있단 증거"라며 "한국 정부에서도 세계적인 언론매체의 병기표기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