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에 "형님"…아세안 정상들 유머에 폭소 터졌다
[머니투데이 부산=최경민 기자] [the300]]
부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각국 정상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때로는 정상 간 친교관계를 앞세우기도 했고, 때로는 한국이 가진 소프트파워인 '한류'를 앞세우기도 했다.
[부산=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5일 저녁 부산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이리아나 조코 위도도 영부인을 영접하고 있다. 2019.11.25. dahora83@newsis.com |
◇文에 "형님"이라 한 인니 대통령=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했던 첫 마디가 끝나자 마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조코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향해 "우리 존경하는 형님"이라고 했기 때문.
조코위 대통령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따뜻한 환영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 두 나라의 경제 협력을 꼭 증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파격적으로 친근감을 표시한 것이다. 양 정상은 서로의 국가를 국빈방문했고, 지난 6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당시에도 정상회담을 가졌던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때는 즉흥적으로 양 정상이 현지 쇼핑센터를 찾아 친교를 다졌다. 문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인 바틱을 사서 같이 입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국빈방한 때는 파격적으로 창덕궁에서 공식환영식이 개최됐다.
그만큼 양 정상이 막역한 사이가 됐고, 그 결과 문 대통령(1953년생) 보다 나이가 어린 조코위 대통령(1961년생)이 '동생'을 자처한 상황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소중한 친구 조코위 대통령님을 제 고향 부산에서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아세안의 공동 번영을 위해 양국의 우정이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부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25일 오전 부산 한 호텔에서 양자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25. since1999@newsis.com |
◇한국 음식 두끼 먹은 태국 총리=태국의 쁘라윳 총리는 25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류'를 매개로 양국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어제(24일) 도착하자마자 한국 음식을 두 끼 먹었다. 딸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9월 태국 방문 때도 '한류'를 언급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태양의 후예'를 즐겨본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제가 그 드라마에 나오는 특전사 출신"이라고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당시 쁘라윳 총리는 "드라마, 영화, 노래, 연예인, 가수, 또는 K-POP 등을 태국인들이 선호한다. 한류가 인기"라며 "한국어 교육 학생은 태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다. 앞으로도 관광, K-POP 등 문화교류를 통한 인적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2019.11.23. dahora83@newsis.com |
◇한국 관광객 싱가포르 총리=싱가포르의 리센룽 총리는 23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오찬에서 "한국 문화에 매료된 무수히 많은 싱가포르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다"며 "무수히 많은 관광객 중에서는 집사람과 저도 포함이 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 모두 웃음을 터뜨렸던 한 마디였다
리 총리는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마리나베이에 있는 머라이어 파크의 사자상을 방문하고 있다"면서도 "싱가포르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을 직접 보고 싶어서 한국을 찾는다. 또 K팝(케이팝) 아이돌이 하는 콘서트 공연을 보러 한국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자신이 2015년 휴가를 한국에서 보냈었다는 점을 공개하며 "서울을 포함해서 경상북도 죽변에 있는 어촌도 갔고, 역사적인 도시인 경주도 방문해서 역사유적지를 둘러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휴가 중에 싱가포르 사람들 꽤 많이 만났다"며 "그 중 한 가족은 강원도에 있는 설악산 산봉우리에서 만났다"고 했다. 참석자들이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는 경의선 숲길과 서울로 스카이워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언급하며 "어떻게 매립지를 활용해서 도시 변혁을 했는지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최경민 기자 pow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