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노선이 뭐길래’… 운수권에서 좌석수 싸움까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30년간 대한항공 독점 노선, 성수기 다른 노선보다 2배 가격...복수 항공사로 경쟁 체제]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추가 운항권이 아시아나항공에 돌아갔지만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운수권싸움에서 좌석수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이 무제한이던 좌석수가 제한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 독점 '몽골 노선', 성수기 가격 2배...아시아나 추가=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 3회를 아시아나항공에 배분했다. 1991년 항공협정 체결이후 30년 가까이 대한항공이 독점해오던 노선이 경쟁체제로 바뀌었다.
몽골 노선은 항공업계에서 황금 노선으로 평가 받는다. 한국과 몽골 노선은 연 33만명의 항공수요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지금까지 대한항공과 몽골 MIAT항공이 각 주 6회씩 총 2976석(대한항공 주 1656석, MIAT항공 주 1320석)씩 운영하는 게 전부였다.
사실상 ‘독점 노선’으로 운영되다 보니 항공권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좌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인천-울란바토르 항공권은 성수기에 100만원을 호가 했는데, 비행시간(3시30분)이 유사한 다른 노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몽골과 항공회담을 통해서 1개 항공사에서 2개 항공사로, 운항횟수를 주6회에서 주9회(몽골은 11회)로 늘리는데 합의했다. 대신 기존 ‘무제한 좌석’ 공급을 한국과 몽골 각각 주 2500석으로 제한했다.
◇대한항공, "좌석수 뺏겼다"...국토부 "국가 전체 산업 봐야"= 늘어난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주3회, 833석)을 두고 항공업계 경쟁은 치열했다. 에어부산을 제외한 7개의 국적항공사가 모두 경쟁에 나섰고, 결국 주3회 833석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아시아나가 운수권을 따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총 290석 규모의 A330 기종을 주 3회 운영할 계획”이라며 “몽골 사무소 개소 등을 통해 가능한 빨리 노선을 취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자 대한항공이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항공은 “기존 ‘무제한 좌석, 주 6회 운항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운항 가능 좌석수 중 일부를 부당하게 회수해 타 항공사에 배분했다”고 지적했다.
‘무제한 좌석’ 조건일 때는 최대 주 2424석(B747 기준)까지 가능했으나 지금은 1667석으로 제한됐다는 것이다. 또 운항횟수를 한국 주 9회, 몽골 주 11회로 제한하는 것 자체가 불평등한 결과였다는 주장이다.
국토부의 생각은 다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 운수권의 국가간의 계약으로 산업 전체를 봐야한다”며 “대한항공의 주장은 철저히 회사의 입장만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이 주 11회를 갖고 간 것은 소형기 위주의 몽골항공사를 배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처음 공고를 낼 때도 현재 대한항공이 운항 중인 1656석을 존중해 공급 좌석수(833석)를 정했다”며 “좌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복수의 항공사가 취항하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편익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