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결혼에 986억 탕진' 갑부의 '파산'…12조원대 거부 형도 외면
프라모드 미탈의 딸 슈리스티 미탈의 초호화 결혼식 당시 사진. /사진=유튜브 계정 Clipko |
딸 결혼식에 8200만 달러(약 986억원)을 써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인도 부자가 빚을 갚지 못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
미국 매체 포브스 등 외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도 재벌이자 사업가인 프라모드 미탈이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프라모드는 지난달 17일 영국 기업 무어게이트 인더스트리스에 진 1억6000만달러(약 1925억원)의 빚을 갚지 못해 런던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프라모드 측은 법원에 선고를 12주만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모드는 영국에서 열아홉 번째 부자인 세계 최대 철강회사 아르셀로 미탈의 총수 락시미 미탈의 동생이다. 락시미의 재산은 100억달러(약 12조300억원)에 달하지만, 그는 이번 일에서 동생을 돕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모드와 락시미 형제는 세계 최고의 부자 형제로 꼽히며 서로에 대한 경쟁심으로도 유명했다. 형인 락시미가 먼저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가 보이는 맨션을 구입하면 동생인 프라모드가 건너편 맨션을 사들일 정도로 경쟁심이 심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 형제로 꼽혔던 형 락시미 미탈(오른쪽)과 동생 프라모드 미탈(왼쪽) /사진=유튜브 계정 Clipko |
프라모드가 2012년 딸 슈리스티에게 사흘 동안 호화 결혼식을 하게 한 것도 형에게 지기 싫어서였다는 지적이 있다. 그는 당시 형에게 보란 듯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무게 60kg, 6층 높이의 결혼 케이크를 제작하는 등 호화판 예식을 치렀다.
2004년 락시미가 딸 바니샤의 결혼식 당시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저녁을 먹고 개인 비행기로 손님 1000명을 실어 나르며 에펠탑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등 6000만달러(약 722억원)를 썼으니 자신은 그보다 많은 돈을 쓰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프라모드는 지난해 조직 범죄에 연루된 혐의로 보스니아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여기에 더해 그는 인도 정부 소유의 무역회사에 2억3500만달러(약 2827억원)의 빚까지 갚아야 했다. 당시 프라모드는 락시미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이들은 이번에도 락시미가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프라모드를 도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락시미는 이번에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영국 타임스에 "그들은 더 이상 친하지도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라며 "락시미는 동생을 경제적으로 도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빚과 그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라모드의 파산은 2006년 보스니아의 한 기업과 맺은 계약이 화근이 됐다. 그는 조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보스니아와의 복잡한 사업 거래에서 막대한 금액의 돈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모드는 2010년 3월 글로벌 스틸 홀딩스 회장 자격으로 북한 무산 광산의 철광석 채굴권을 따내기 위해 방북을 하기도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