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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끊이지 않더니… 강남경찰서 수장 교체

24 박영대 총경 부임, 전임 서장 대기발령…5년간 61건 서울에서 가장 문제 많아

머니투데이

/사진=뉴시스

연일 불거지는 논란끝에 서울 강남경찰서 수장이 교체됐다. 버닝썬 유착에 이어 사건관계인과 성관계를 맺은 경찰관까지 등장하면서다. 수사권 조정을 앞둔 예민한 시기에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박영대 총경이 신임 강남경찰서장으로 부임했다. 전임 이재훈 총경은 지난 21일 자로 대기발령됐다. 이번 인사는 강남서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며 기강 다잡기 차원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 사태 등 각종 논란 때문에 책임성 차원에서 대기발령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경은 조직 내 핵심 인재로 평가받던 인물이다. 이번 조처가 경찰의 심각한 상황인식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총경은 경찰대 7기 출신에 200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원 36기를 수료한 수사 전문가다. 깔끔한 일 처리 등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강남서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클럽 등 유흥주점이 밀집해 있는 탓에 경찰의 유착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이번 버닝썬 수사에서도 수백, 수천만원씩 금품을 받은 경찰관이 나와 문제가 됐다.


여기에 강남경찰서 교통조사계 소속 A모 경장이 이달 초 차량 접촉사고 피의자 B씨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지며 기름을 부었다. B씨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로 진정을 제출했고 현재 서울청에서 A경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A경장은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한 사건처리 의무가 있는 경찰이 관계인과 개인적 만남을 갖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평가다. 피의자였던 B씨의 사건처리를 돕기 위해 권한을 남용했을 가능성도 베제할 수 없다.


실제 강남서는 최근 5년간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우가 61건에 달해 서울 경찰서 중 가장 많다. 큰 규모로 경무관 서장이 있는 송파서 42건, 강서서 39건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같은 기간 파면·해임된 경찰관도 강남서가 14명으로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강남서 기강 잡기가 단순히 수장 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경찰관의 선발부터 운용까지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시스템을 통한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부 경찰의 경우 권력 지향적 사고를 갖고 있는데, 선진국은 부적격자를 7단계까지 걸러내지만 우리나라는 3단계에 불과하다"며 "업무 중에도 인성교육이 부재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권 조정 이전에 국민에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1년 365일 자정 시스템이 계속 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일선 경찰관들의 문제가 계속되자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특별감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본청과 지방청 감찰관 58명 규모로 점검단을 꾸려 인사·휴가철에 발생할 수 있는 기강해이 행위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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