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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안좋은데 文대통령은 왜 ‘종전선언’ 호소했을까

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9.23.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은 ‘종전선언’이었다. 2년전 최종 문턱까지 갔다가 매듭짓지 못하고 어정쩡해진 한반도 종전선언 말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주제로 연설을 했는데 키워드는 '종전선언'이었다.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 문 대통령은 왜 종전선언을 꺼냈을까.


코로나19(COVID-19)란 전 세계적 위기에서 다자주의에 입각한 국가 간 연대와 협력만이 살 길이란 게 이날 문 대통령 연설의 뼈대다. 한반도 종전선언도 거기서 나왔다. 남북 협력을 강조하면서다.


정확히 말하면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얘기하려고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힌트는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찾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9·19 남북합의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남북합의는 종전선언 등 한반도에서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시키는거다.


문 대통령은 평소 역사에서 그저 지나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에서 한번 뿌려진 씨앗은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열매를 맺는 법이란 게 문 대통령의 지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유엔 총회는 열매를 맺게 할 좋은 토대다. 한국전쟁 70주년이란 상징성도 있다. 물론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하자고 해서, 단번에 되는 건 아니다. 문 대통령 역시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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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오찬을 하다 평양소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09.19. photo@newsis.com

하지만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란 전세계적 위기가 역설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북한 역시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모멘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산과 강, 바다를 공유하면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북한에 대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침묵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고 대화의 문을 열어놨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됐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생각은 명확하다.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세계 평화로 이어질거란 것이다.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게 한반도 ‘종전선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가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 지구적 위기 상황이고, 북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결말을 지어야한다"며 "어쩌면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 화해와 번영을 위해 종전선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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