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몰랐다"에…같은당 이양수 의원 '난감하네'
[지난 4일 야당이 '재난 컨트롤타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이석 막았다는 비판 관련]
2019.01.16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이동훈 기자 |
강원 동해안 일대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난 4일 '재난 컨트롤타워'로 활동해야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남아있었던 것과 관련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지역구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를 넘긴 시간부터 강원 고성과 속초·강릉·동해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산불이 연이어 발생·확산했다. 이날 화재로 고성·속초에서만 1명이 사망하고 건물 125채와 임야 250ha가 소실됐다. 여의도(290ha)과 유사한 크기의 면적이다.
하지만 산불이 번지던 시각 '재난 컨트롤타워'로 활동해야 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가 아닌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남아있었다. 당시 홍영표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금 고성 산불이 굉장히 심각한데, 정 실장이 위기대응의 총 책임자"라며 "(야당의원들에게 정 실장의 이석에 대해) 양해를 구했더니 안 된다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도 정 실장을 빨리 보내고 싶다"면서 "안보실장이 부득이 (의원들이) 한 번씩 질문할 때까지 계시고, 관련된 비서관들은 모두 가도 된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우리가 뭔가 방해하는 것인 양 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질의를 더 받다가 이날 밤 10시30분을 넘겨서야 청와대로 향했다.
=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뉴시스 |
이후 나 원내대표를 향해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당시 심각한 상황임을 보고하고 정말 이석이 필요하면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런 말이 없었다"며 "저희로서는 상황파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 이후 오히려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정말 몰랐냐"는 게 비판의 요지다. 정의당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5일 "나 원내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을 자신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속초·양양을 지역구로 둔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8시에 산불 소식을 접하자마자 운영위를 떠났다고 하는데 어떻게 나 원내대표가 모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결국 어제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정쟁을 택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후 포털 검색창에 이양수 의원의 이름이 순위에 오르면서 이 의원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