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 펭수 부른다…"정치적 쇼에 우리 펭수 이용하지 말라"
EBS 캐릭터 펭수가 10일 비대면 녹화 방송으로 진행된 제47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캐릭터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방송협회 |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인기 캐릭터 '펭수'가 다음달 15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채택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펭수의 팬들을 중심으로 펭수를 꼭 국회로 불러야만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장에 펭수 온다…과방위 참고인 채택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 모습.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다음달 15일 열릴 한국방송공사(KBS)와 EBS 국정감사에서 '성명 미상의 EBS 펭수 캐릭터 연기자'를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펭수는 지난해 3월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공개된 펭귄 캐릭터다. EBS 캐릭터 연습생 컨셉으로 등장한 펭수는 기존 캐릭터들과 달리 과감한 행동과 특유의 말투로 어린이들은 물론 직장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펭수를 참고인으로 요청한 과방위 소속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측에 따르면 참고인 소환 이유는 EBS가 펭수 연기자에게 적정한 임금을 주는지, 저작권료는 적정 비율로 배분하고 있는지 등을 묻기 위해서다.
황보 의원실 관계자는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꿈과 희망이 된 펭수가 EBS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와 함께 펭수처럼 캐릭터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점이 있는지 묻기 위해 요청했다"고 밝혔다.
"산타클로스 정체를 드러내는 거나 마찬가지" "정치적인 쇼"
5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펭수 포토존/뉴스1 |
이 소식이 전해지자 펭수의 팬들을 중심으로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다. 펭수는 현재 연기자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남극에서 온 10살 펭귄' 콘셉트로 활동 중인데, 국감장에 출석하면서 펭수 연기자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옷(탈)을 입고 (국감장에) 올 것이다. 신원 공개를 안 하는 것으로 돼있다"고 밝혔지만, 국회 본관에 들어가기 위헤 신분증 제출 등 실제 신분을 밝히는 과정이 있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산타클로스 정체를 드러내는 거나 마찬가지", "(펭수 연기자의 정체를 드러내서) 펭수 생명을 끝내려는 짓", "펭수를 친구로 생각하는 아이들의 상상의 날개를 꺾지 마라. 그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게 감춰달라"며 신원 노출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사이에서 이번 출석 요구가 "정치적인 쇼"라며 펭수를 꼭 불러야만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입법과 활동으로 관심을 끌어야지 이건 아니다", "정치적 이슈에 우리 펭수 이용하지 마세요", "펭수 인기에 업혀서 인지도 올리려고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