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을 오프라인에서 판매?…동네 모바일 오락실
정예지의 왓츠업 모바일
2017년 3월 6일 동네 모바일 오락실 1호점이 홍대에 오픈했다. 이 오락실은 동전을 넣고 조이스틱으로 철권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동네 모바일 오락실은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 스토어에 등록된 ‘모바일 게임’들을 다룬다.
동네 모바일 오락실 오픈의 배경에는 2015년 설립된 ‘가브린트(Gavrint)‘라는 업체가 있다. 가브린트는 국내 게임들의 해외 진출 통로가 되고 있으며, 중국 게임 퍼블리셔 넷미고가 개발한 와라페이(QR코드로 결제 및 송금, 입금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까지 가브린트는 약 70개에 달하는 국내 인디 게임을 베트남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국내 게임들의 뛰어난 퀄리티에 비교하면 해외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게임 퀄리티가 조금 낮아도 본연의 콘텐츠 특색을 살린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 해외에서도 잘 통할 수 있죠. 하지만 국내 게임들은 게임 퀄리티가 뛰어나지만 비슷한 게임이 양산되고 있다던가, 특별한 비스니스 모델을 세우지 않고 개발하는 아쉬운 점들이 있어요.”
홍대에 들어선 동네 모바일 오락실 1호점은 가브린트와 넷미고의 합작 사업으로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대면한 문제를 인식했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시도다. 한국의 게임, 웹툰, 웹소설,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대부분 무료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유료 판매라는 올바른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한국의 콘텐츠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회복도 노리고 있다.
“순수하게 사용자와 제작자 양측이 윈윈을 위해서 이곳을 차렸습니다. 동네 모바일 오락실은 비영리적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어 매출에 크게 얽매이지 않습니다. 인디 게임 개발사들은 무료로 저희 오락실에 자신들의 게임을 입점시킬 수 있고 홍보도 무료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고객군을 만들어 낼 수 도 있는데요, 홍대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지나가다 우연히 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존에 이미 게임을 좋아해 앱 마켓에서 게임을 결제하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게임에 관심없던 사람들도, 매장 내에 들여올 icade라는 기기를 통해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볼 수도 있고, 게임의 설명도 들을 수 있으니 게임에 대한 흥미가 생길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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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차 저작물 계약이 완료되면 게임 캐릭터를 피규어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는데요, 피규어 제작비는 가브린트 측에서 일체 충당하고 있으며, 2차 저작물 판매로 형성된 수익의 30%는 개발자에게 제공합니다. 아래의 봉제인형도 원래 팬시문구를 위한 일러스트였는데 저희와 저작권 계약을 맺고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지게 됐죠. 현재 중국와 아이디어스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동네 모바일 오락실은 게임 입점뿐만이 아니라 판매, 유통, 홍보, 피규어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디 게임 개발사들을 도와주고 있다. 수익창출보다는 콘텐츠 소비의 패러다임 변화와 건전한 앱 개발 환경을 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개발자들이 수개월동안 개발한 ‘재산’인데도 불구하고, 무료로 배포하는 게 마땅한 듯한 콘텐츠 시장의 문제점, 인디게임사들위한 홍보 채널의 부족에 대한 문제점을 고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게임 앱들이 처음에는 무료로 배포됩니다. 후에 더 다양한 콘텐츠를 위한 결제, 광고로 수익을 벌죠. 사실 거대 게임 업체들은 무료로 배포하더라도 인앱결제나 광고를 받아서 수익을 창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광고를 유치하기는 쉽지 않아요. 예전 콘솔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돈을 내고 콘텐츠를 사는게 당연했죠. 앱들도 그렇게 되야합니다.”
“무료 게임에 광고를 들여 매출을 올리는 것은 소극적인 비지니스 모델입니다. 이 인식이 보편화되었기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되었다거나 사향산업인 것 처럼 평가되는 것입니다. 올바른 콘텐츠 시장을 형성하려면 콘텐츠는 유료로 제공되어야합니다. 무료 제공으로 인한 약한 비지니스 모델은 한국 콘텐츠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단순히 재미가 있으면 매출이 발생할 거라는 개발 인식이 여기서 발생하기도 하죠.”
작은 매장이지만 수백개의 콘텐츠를 동시에 홍보할 수 있다. 아래의 작은 큐브에 모바일 게임의 스크린샷과 결제용 QR코드를 부착해 놓기에 얼마든지 많은 모바일 게임을 진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모바일 게임의 큐브 케이스의 QR코드를 인식한 뒤 폰을 매장 계산대로 가져가면 해당 게임을 결제할 수 있다. 평균적 게임 가격은 1,000원 정도로 책정될 예정이지만, 인디 게임 개발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동네 모바일 오락실에 게임을 입점하면 사진과 같은 방법으로 게임이 판매된다. 구글 플레이에서는 수수료를 30% 가져가지만 동네 모바일 오락실에서는 5%만 지불하면 된다. 소비자들이 마음에 드는 게임의 QR 코드를 읽으면 아래와 같은 페이지가 뜬다. 제품명과 가격이 뜨는데 이 화면을 매장 계산대에 보여준다.
현재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는 상이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앱스토어에 있는 게임은 QR코드를 인식하면 앱스토어 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된다. 동네 모바일 오락실의 결제 시스템을 통하진 않는다. 그렇기에 동네 모바일 오락실에서 판매는 할 순 없지만 홍보는 가능하다.
동네 모바일 오락실에 게임을 입점시킬 수 있는 조건은 간단하다. 사회적 통념에 반하지 않는, 즉 불법적인 콘텐츠만 없으면 어떤 업체라도 자신들의 모바일 게임을 홍보할 수 있다. 하지만 2차 저작물을 제작하여 해외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해당 모바일 게임 IP의 글로벌 사용에 대한 독점계약을 가브린트와 체결해야한다. 총 10년간 IP 2차 저작물 계약으로 인해서 오는 수익의 30%를 원작자에게 돌려준다. 현재는 중국 게임 20여종, 한국 게임 3종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 모바일 게임 판매를 위해서라면 모바일 게임의 오프라인 판매가격, 소개 자료, 다운받을 수 있는 콘텐츠에 해당하는 자료를 cto@gavrint.com 로 보내면 된다.
개발사들은 새로운 타겟군에게 자신의 게임을 홍보시킬 수 있고, 그 게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피드백도 얻을 수 있다. 각각의 게임 개발자들이 직접 매장에서 게임을 홍보할 수도 있도록 매장 쉐어링도 할 예정이며, 또한 모바일 게임의 홍보 영상을 위해서는 사운드 포함한 최대 2분 분량의 동영상, 안드로이드 폰에서 정상적으로 플레이 되는 코덱에 맞추어 인코딩, 영상에 따로 게임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QR코드를 삽입한 자료를 위의 메일로 보내면 된다. 영상의 해상도는 SK 스마트빔의 해상도에 맞추면 된다.
By 정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