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이코노미와 재능공유 플랫폼
YOLO! – 한번뿐인 인생
YOLO!
You Only Live Once(한 번뿐인 인생) 이란 뜻의 #욜로(#yolo)라는 태그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자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원래 ‘욜로’라는 단어는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한 홍보용 동영상에서 “yolo man!”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이니 후회 없이 즐기며 살자는 뜻의 내용이다.
욜로족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요시하며, 여행이나 취미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이것은 과소비와 충동구매와는 성격이 다르다. 세계적인 여행 서적 “론리 플래닛”도 ‘yolo’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단순한 여행이 아닌 도전적이고 모험을 강조하는 여행을 홍보하기 시작하였고, 국내에서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에서 ‘욜로’를 2017년 트렌드로 꼽기도 하였다.
Gig Economy(긱이코노미)
또 다른 현상으로 미국에서는 ’긱이코노미’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최근 전 세계는 스마트폰 보급률 증대에 따라 O2O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온디맨드(On-demand) 경제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버, 에어비엔비와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뿐만 아니라 “주문형 고용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긱이코노미’는 기업이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고 필요할 때 계약직 형태의 임시 고용관계를 맺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자유 근로자” 모두를 의미하기도 한다. ‘긱(Gig)’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필요할 때 마다 연주자를 단기 공연 계약을 맺어서 공연한 데서 유래되었다.
출처 http://www.triplepundit.com/special/tech-titans/is-the-bay-area-gig-economy-in-a-bubble/ |
‘긱이코노미’가 비정규직 및 임시직 증가로 고용의 질 저하 따른 사회적 경제적 불안 요소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Cyber Physical System)과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다.
‘긱이코노미’를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창의적인 비정규직 인력은 주체적인 1인 기업가가 되어야 하며, 스스로 전문가가 되면 대기업에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전문가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긱이코노미'는 다양한 전문가 수준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많은 젊은층에게 취업에 대한 고통보다는 재능을 활용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창업생태계의 새로운 카테고리가 될 가능성도 높다. 결국 O2O, 온디맨드, 공유경제, 긱이코노미는 유사한 의미를 가진 새로운 유형의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 환경을 말하며, 형태는 오프라인 산업 구조뿐만 아니라 고용형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능공유 시장의 성장
과거 온디맨드 서비스의 경우 특정 산업 분야에서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서 제공받는 구조였다면, 재능공유 플랫폼은 개인들이 가진 재능(또는 전문 노동력)을 C2C 형태로 거래하는 구조를 말한다.
재능은 강의·컨설팅·멘토링 같은 무형의 노동력일 수도 있으며, 재능을 활용한 유형의 제품 형태일 수도 있다. 또한, 제품과 강연이 결합한 복합형태도 가능하다. 국내 재능공유 시장은 아직 스타트업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지만, 미국은 온디맨드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 공유경제 서비스 분야에서는 단순 업무를 중심으로 "노동 공유"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공유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취미활동 분야에서 창의적인 주제의 재능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욜로’ 트렌드와 결합하여 수요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았던 ‘긱이코노미’는 모바일·온라인을 통한 접근성 증가로 수요자와 소비자가 거래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고용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맥킨지(Mckinsey) 보고에 따르면 “긱이코노미는 새로운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 형태로 10년 후엔 약 2조6천억달러(약3000조)의 부가가치를 만들 것이며, 이것은 전 세계 GDP의 2%에 해당한다”라고 말한다.
필자도 2014년 KT경제경영연구소에 기고한 공유경제 플랫폼 관련 보고서에서 “미래는 지식 거래가 공유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며, 지식 연계를 위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지식 공유야말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라고 주장하였다.
재능공유 플랫폼
국내외 다양한 재능공유 서비스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미국의 스킬쉐어(Skillshare)와 국내의 히든(Hidden) 서비스가 주목할 만하다. 기존 재능공유 서비스들이 유데미(Udemy)와 같이 온·오프라인 강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스킬쉐어는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skill)들을 공유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SK텔레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히든’도 스킬쉐어와 유사한 형태이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CSR 활동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회 공헌 활동을 강조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이 오히려 대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시장 진입에 유리할 수 있다. 아직은 재능을 발굴하고 공유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히든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서비스 개요를 보면 수요·공급 매칭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마켓 플레이스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아있는 숙제들
어쩔 수 없이 ‘긱이코노미’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재능공유 시장도 국내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O2O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산업계와 충돌이 불가피했듯이 재능공유 서비스도 성장과정에서 관련 규제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일차적으로는 많은 재능공유가 강의 형태로 운영되는데, 주기적인 강의가 지속될 경우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을 이유로 기존 학원들의 반발이 생길 것이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학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학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평생교육의 진흥에 이바지함과 아울러 과외교습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법(일부개정 2001. 4. 7, 법률 제6463호)
또한, 공유경제 관점에서 관련 법규와 규제를 대처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소비자 보호 장치, 조세 문제 및 노동법 관련 문제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시장 선점이 중요한 시기이지만,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는 아직 산재해 있다.
O2O와 공유경제 서비스가 유독 국내에서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 중에 이런 규제에 대한 합의가 걸림돌이었던 과거를 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어려운 경제환경과 실업문제에 대한 또 다른 대안으로 재능공유 서비스들이 잘 성장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