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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장인도 못 버텼다’ 서울 대표 상권가의 처참한 모습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최근 서울숲 앞이 SNS 명소로 떠오르면서 젊은이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소형 상가 공실률은 0%에 달할 정도로 이른바 ‘핫’한 상권이 됐다. 이와 반대로 성수동이 잘 나갈수록 웃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수동에서 빠르게 밀려나가고 있는 상인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인지 더 알아보도록 하자.

수제화 가게 떠나

새로운 식당, 카페 들어서

코로나19가 무색하게 활기찬 뚝섬 인근 상권.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많아지자 상가 수요도 몰리고 있다. 성수동은 과거 구두나 가죽을 다루는 공장과 창고가 밀집해있던 곳이었지만 최근 개성 있고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생기면서 SNS 통해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이로 인해 성수동 일대는 임대료는 점점 높아지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인들은 쫓겨나다시피 이곳을 떠난다. 하지만 기존 상인들이 나가도 하루면 새 주인을 찾는 웃지 못할 광경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수제화 생산 단지인 성수동 수제화 거리. 소상공인연구회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서울에만 543개사, 50.4% 달하는 구두 제조업체에 위치하고 있다. 이 중 성수동에만 330개사가 영업했다. 하지만 현재 성수동을 떠난 업체는 50곳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제화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쉽게 폐업한 가게를 볼 수 있다. 높아만 가는 월세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성수동을 떠난 것이다. 최근 이 근처에 카페나 가구 장식 소품, 패션 브랜드 등의 입점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폐업한 자리에는 새로운 상권을 겨냥한 식당과 카페들이 들어서고 있다.

건물주들의 카페 선호

600~700만 원 달하는 임대료

최근 2~3년간 땅값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가게 월세도 마찬가지로 뛰었다. 가죽거리의 한 가게는 평당 (3.3㎡) 8000만 원으로 팔렸다. 건물주 측은 수제화 가게나 가죽 공방보다는 건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카페, 식당을 선호한다. 성수동 일대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가죽 공방의 임대료는 높이면서 식당이나 카페에는 낮은 카페를 제시하는 경우도 흔하다”는 말을 전했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서 수제화를 만들어온 H씨는 “사장님들 사이에선 앞으로 10년 정도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 직원 없이 직접 나와서 일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같은 시장의 변화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해온 수제화 거리가 사라져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기존에 위치하던 카페나 음식점 역시 임대료에 허덕이고 있다. 월세가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올라 월 600~700만 원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권리금의 경우 상가의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10평당 1억~1억 5000만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대 스타벅스 폐업

특색 사라진지 오래

지난 1월 홍익대학교 정문 앞을 오랜 기간 지키던 스타벅스의 폐업 소식이 전해졌다. 전국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홍대 삼거리에서 스타벅스가 문을 닫았다는 것은 곧 홍대 상권이 몰락했음을 의미한다. 홍대에선 이미 상징적으로 위치하던 자라, 다이소, 버거킹과 같은 쟁쟁한 브랜드들이 작년부터 연이어 폐점에 나섰다.

홍대 상권이 몰락한 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로는 오래전부터 발생해왔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꼽히고 있다. 한때 예술의 거리라 불리며 예술을 하는 젊은이들의 무대와 홍대는 치솟는 임대료로 인해 특색 있는 가게들은 떠나버리고 그 자리엔 프랜차이즈들이 채운지 오래다.


요즘 젊은이들은 홍대를 잘 찾지 않는다. 프랜차이즈가 즐비한 홍대보다는 개성 있는 연남동, 성수동, 을지로 등이 뜨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현재 뜨고 있는 핫 플레이스들은 곧 홍대 수순을 밝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어지는 거리의 분위기와 상권의 몰락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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