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지독한 라이벌’이던 남양유업과 매입유업, 결과는…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얼마 전 남양유업이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3년 불거진 대리점 갑질 논란부터 시작해 불매운동은 계속되었고 최근 불가리스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현재 남양유업의 실적은 바닥을 치고 주가는 반 토막 된지 오래다. 눈물의 사과를 하며 경영 일선에 내려온 회장의 강수에도 여론은 그대로다. 한때 라이벌로 불러지는 매일유업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매출에서도 높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두 기업에 대해 더 알아보도록 하자.
1960년대 함께 등장한 국내 대표 유가공기업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50년 동안 두 기업은 라이벌로 분유와 우유 시장에서 격돌했다. 남양과 매일은 회사 규모, 역사, 사업 분야 모두 엇비슷하다. 1964년에 남양유업, 1969년에는 매일유업이 설립되었다. 두 기업 모두 주력사업이 우유, 분유 등과 같은 유제품이며 창업주 모두 이북 출신이라는 점이 자주 거론되곤 했다.
그동안 업계 선두주자인 서울우유에 이어 업계 2위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엎치락뒤치락했던 남양과 매일의 운명을 바꾼 사건은 2013년 일어났다. 남양유업이 대리점 상품 강매 등 ‘갑질 논란’에 제기되면서 소비자 불매 운동이 번졌다.
또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혐의와 오너의 인성 문제도 구설에 올랐다. 매일유업 역시 계열사 맥주 강매 등의 논란이 일었지만 희귀병 난치 환자들을 위한 특수 분야 생산 등에 관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타격은 크지 않았다.
2012년만 해도 남양유업은 매일유업을 앞섰지만, 2013년 이후 전세는 역전됐다. 2013년까지만 해도 1조 2053억을 기록했던 남양유업은 1조 1382억의 매일유업보다 671억 많았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갑질 논란 이후 매일유업은 남양유업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2014년 매일유업은 1조 2026억으로 남양을 763억 앞서며 업계 2위 자리를 굳히기 시작한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도 매일유업의 매출은 남양유업보다 높다.
두 기업은 각종 논란에 대한 문제 대응 방식도 차이를 보였다. 대리점 갑질 사건 당시 남양유업은 사과를 하면서도 영업사원의 문제인 것인 것 마냥 책임 전가를 하는 모습을 보여 악덕기업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매일유업은 이와 달랐다. 2011년 분유 안전성 논란 당시 최동욱 대표가 직접 동영상에 출연해 ‘고객님께 드리는 편지’에 출연해 사과한 바 있다.
매일유업은 착한 기업,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계속해서 쌓아갔다. 매일유업의 ‘엔요100’제품에 대해 일회용 빨대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소비자의 소리에 직접 손 편지를 보냈고 곧 해당 제품은 빨대 없이 생산되면서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해당 제품은 개별 빨대로 주목을 받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제품인 점인데, 이로 인해 소비자의 의견을 얼마나 중요시 여기는지에 대한 매일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 5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자신과 아내 및 손자가 보유한 주식 37만8938주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계약 금액은 3107억 2916만 원으로 해당 거래 완료 시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한앤코19호 유한회사가 된다.
홍원식 전 회장은 주식 계약 체결 후 임직원들에게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하게 밝힐 수 없는 현실에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안타까웠다”며 “마지막 자존심은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로 인해 홍원식 전 회장 일가가 이끌었던 남양유업은 새로운 주인 한앤컴퍼니를 맞이하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먼저 기업 실적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남양유업의 경영쇄신을 이루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