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층까지 쭉 올린다” 고도제한 풀리자 집값 난리난 국내 지역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신라 천년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경주가 최근 뜨거운 감자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고도제한이 걸려있어 주변 도시에 비해 높은 건물이 보이지 않던 경주에 얼마 전 고도제한이 풀렸기 때문이다. 경주 발전에 걸림돌로 취급됐던 고도제한이 완화된 지금.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는데,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15~25m로 제한되어 있었던 곳
노후주택 밀집 지역으로 방치
도시 전체가 문화재 그 자체인 경주가 오랜 고도 제한이 풀렸다. 그동안 건물 짓는데 많은 제약이 따랐던 경주는 신도심 개발 기대감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의하면 경주시는 2일 구정동 일대 120만 7000㎡와 성동·노서동·성건동 등 일대의 100만 7560㎡의 고도제한을 36m로 완화한다는 도시관리계획안을 고시했다.
고도제한이 풀리기 전 이 지역들은 1992년부터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건축물 최고 높이 15~25m로 제한되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경주 남쪽 지역은 개발되지 않아 노후 주택 밀집 지역으로 분류되어 오랫동안 방치되었다. 반대로 북쪽 지역에는 신축 아파트가 활발하게 개발되었다.
황성동은 고도 제한을 적용받지 않아 20층 이상의 아파트들이 즐비해있지만 구정동이나 성건동 일대는 최고층 아파트는 6층에 달했다.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였다. 황성동에 위치한 KCC스위첸 전용면적(이하 전용) 84㎡의 경우 최근 실거래 기준 평균가 2억 7,500만 원을 기록했다. 또한 황성동 e편한세상 전용 85㎡의 실거래가 3억 3,733만 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성건동 성건주공 전용 58㎡의 경우 최근 실거래 평균 8,017만 원을 기록했다. 이 지역 주변은 아파트보단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빌라가 대부분이다. 2016년 발생한 지진으로 노후 건물을 중심으로 피해가 심했지만 고도 제한 탓에 재건축 추진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신도심 개발 기대 중
신축 아파트 공급 충족
고도 제한이 36m로 완화되면서 앞으로 성건동·성동 등이 신도심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성건동은 교통 등의 입지가 좋기 때문에 신축 아파트나 주택이 들어선다면 충분히 선호될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또한 경주시에 부족한 신축 아파트의 공급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흉물이 된 노후주택을 정비하는 것은 천년 고도 훼손이 아닌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재건축 기대감에 경주 성건동 일대에는 투자수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분양을 앞둔 견본주택에는 긴 줄이 생길 정도로 경주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한 아파트의 주민 A씨는 재건축을 위한 서류를 들고 주민들의 동의를 받으며 재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는 “주민들은 아파트 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건축회사들의 문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 시장은 “고도지구 정비로 노후화된 주택의 재건축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비행기 이착륙 위해 묶인 고도제한
국회 위상 과시, 경호 목적도
고도제한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여러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공항 때문이다. 비행기가 보다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주변의 일정한 거리만큼 건물을 높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공항이 없더라고 고도제한으로 묶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경주와 같이 지역 전통 경관을 보존하기 위함이다.
또한 행정수도들도 제한되는 곳이 있다. 이는 국회의 위상을 과시하거나 대통령 등의 경호 목적을 위한 이유가 많다. 경주 이외에도 인천이나 부산, 대구, 서울 등 전국의 많은 지역이 고도제한으로 묶여있다. 서울의 경우 김포국제공항이 위치한 강서구, 궁궐 문화재가 많은 종로구,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 서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부산의 명지오션시티 지역은 낙동강과 을숙도로 오는 철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도제한을 걸어둔 사례다. 명지오션시티에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는 대단지에도 불구하고 5~10층의 저층 아파트로 이루어졌다. 제주도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고도제한에 묶여있다.
제주도는 최대 55m까지 고도제한이 걸려있는데, 따로 허가를 받은 제주드림타워와 롯데시티호텔, 고도제한 이전에 지은 제주칼호텔만 그 이상으로 올라가있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는 이도주공1단지아파트 일대가 재건축이 계획되면서 고도제한이 30m에서 42m로 상향 조정되는 등의 변화의 바람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