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3조 투입 직접 나서자 모두가 기대했던 롯데 근황
롯데쇼핑 5억 원 손실
롯데온 쿠팡의 5.1% 수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집계된 국내 5대 대기업집단의 재무현황에 따르면 롯데의 매출은 2015년 68조2800억원이었지만 2019년 65조2700억원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코로나19로 2020년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적자를 보인 롯데.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의 반기보고서에 의하면 롯데는 2012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 추락의 가장 큰 이유로 유통, 화학 분야의 부진이 꼽혔다.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 롯데쇼핑은 5천억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고 화학분야 계열사 롯데케미칼은 작년보다 87.5% 줄어든 60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일찌감치 신사업에 진출한 삼성이나 거듭된 투자로 큰 이익을 본 LG의 행보를 롯데는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AI, 전기차, 바이오 등의 사업에 나선 상태지만 롯데를 이렇다할 미래 사업을 대비하지 못했다. 쿠팡 등의 전자상거래가 몸집을 불리며 유통업계를 잠식해 가는 상황에서 손놓고 보기만 했던 롯데는 지난해 4월 3조원을 투자해 ‘롯데온’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선 이미 늦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쿠팡이 2141만 명의 월 사용자를 기록하고 있는 동안 롯데온은 112만 명으로 쿠팡의 5.1% 수준에 불과하다.
왕자의 난으로 기업 위상 하락
면세점비리에 불매운동까지
롯데가 내리막을 걷도록 이끌 핵심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영권 분쟁으로 꼽았다. 2015년 시작된 이른바 ‘왕자의 난’이나 불린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기업의 위상을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2014년 말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겸 사장, 롯데아이시스 등 3개의 임원직에서 해임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롯데홀딩스 주주통회에서 표 대결을 하며 경영권 다툼을 해왔지만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여과없이 드러냈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논란의 시발점인 ‘면세점 비리’까지 터지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신격호 명예회장의 비자금 조성, 신영자 전 이사장의 면세점 입점 로비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신동빈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기도 하며 사태를 급격히 악하됐다.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받아 롯데마트의 철수가 이어졌다. 현재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모두 철수했고 백화점도 1곳만 남아있는 상태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까지 일어나 국내 사업마저 힘들졌는데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덮쳐 롯데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스카이레이크 2천억 원 투자
지난해 11월 롯데그룹은 대대적인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60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의 임원 중 20%를 줄이고 유통부분 사업을 중심으로 부장뿐만 아니라 입사 10년차 정도의 과장급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여기에 50초반을 계열사 대표이사로 대거 발탁하며 전체적인 쇄신에 나섰다.
미래 신사업에 뒤처진 상황인 뿐만 아니라 그룹을 책임지고 있던 양대축인 유통, 화학 계열의 직격타로 변화의 절박감을 통감했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는 젊은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의지를 과감하게 보였다. 이번 인사로 인해 임원의 약 30%가 나가고 10%를 새로 발탁했으며 각 3년이었던 전무와 상무의 승진 연한을 2년으로 줄이는 등의 변화에 나섰다. 보통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기간이 13년이었다면 이제는 8년 정도로 축소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