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의 노른자 땅’이라 불린다, 8천억 원짜리 주차장 자리는 어디?
성남시가 판교구(區)의 신설을 대비해 11년 전에 마련해둔 구청 부지의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해당부지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판교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고 전해진다. 비싼 땅값에 최근 코로나19사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됨에 따라 유찰로 이어졌던 땅이었다. 하지만 새 주인을 만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금싸라기 땅’ 지금은 임시주차장 용도로
경기도 성남시가 매각하기로 계획한 판교구청 예정부지인 분당구 삼평동 643 일원 시유지는 2만 5719.9㎡에 달한다.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이 사유지의 감정평가액은 8094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조 원이 넘는다는 평가이다. 일반 업무시설 용지로 1㎡당 3147만 원인인 셈이다.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판교구청 부지 매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8000억이 넘는 가격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첫 매각 시도 때에는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성남시는 작년 12월과 올해 2월부터 3월에 걸쳐 매입 기업을 모집했지만 유찰은 계속되었다.
성남시의 매각 추진 배경은?
구청 부지로 마련된 땅이지만 중앙정부에서는 행정 효율성을 이유로 판교구 신설을 막아 성남시는 이 땅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지난해 7월 성남시와 시의회는 판교구청 부지에 기업을 유치하고 매각 대금으로 교통망 구축·학교 신설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성남시는 구청 부지의 매각 공고를 내면서 이곳에 앞으로 첨단·벤처기업을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이 비교적 크고 고용 규모가 큰 신흥기업을 데려와 매각 수입과 동시에 성남시 지역 활성화를 노리겠다는 계획을 구상한 것이었다.
빈 땅 부족한 판교, 부지의 가치 더 높아져
성남시의 매각 결정 이후 부동산 업계에서는 판교구청 부지를 ‘노른자’ 땅으로 꼽았다. 신분당선·경강선 판교역과 도보로 3~5분 거리 내에 있는 데다 경부고속도로와도 가깝기 때문이다. 판교 교통요지에 있는 땅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에 빈 땅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도 판교구청 부지의 가치를 높였다. 또한 판교테크노밸리 중심 사업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사옥으로 상가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자리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매각 대금으로 트램 건설 계획
성남시는 매각 대금으로 교육청이 건립을 포기한 삼평동 이황초등학교·판교동 특목고·백현동 일반고등학교 3개 학교용지를 LH로부터 매입할 계획이다. 판교동 특목고·백현동 일반고등학교 2개 부지는 공공시설로 사용하고 이황초등학교 부지를 판교구청 대체부지로 남겨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8,000억에 달하는 매각 대금을 어떻게 사용할 방침인지도 관심을 끌었다. 성남시는 판교 트램 건설에 2천165억 원, 13개 공용주차장 건립에 1천875억 원, 판교 e스포츠 전용 경기장 건립에 150억 원이 쓸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하였다.
새로운 주인은 엔씨소프트?
앞선 3차례의 공모에선 응찰자가 없었지만 지난 4월 4차 공모 때 엔씨소프트가 유일하게 사업의향서를 제출해 수의계약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6월 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로 한 엔씨소프트는 기한 연기를 요청했다. 성남시는 검토 끝에 엔씨소프트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엔씨소프트가 9월 22일까지 공급계약서를 제출하면 관련 부서의 평가와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첨단산업육성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연내에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4차 공모 당시 올해 8월 28일에 부지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엔씨소프트의 계획과 비교해 보면 일정이 수개월 미뤄진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이 부지를 매입해 업무·연구용 건물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판교를 거점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지만 현재 엔씨소프트는 업무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 사옥의 수용 인원은 3천 명을 밑도는데 임직원을 4천 명에 달하여 새로운 사옥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