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 한 번에 50만원’인데도 사람들 줄서서 구매한다는 차량

우리 사회의 여러 면면들을 바꿔놓은 코로나19는 여행문화마저 바꿔놓았는데요.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한층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발맞춰 감염 우려가 비교적 덜한 ‘차박’이 여행족들에게 인기입니다. 차박은 차에서 먹고 자는 여행을 말하는데요.

차박 열풍으로 캠핑카 제조업체들은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점점 차오르는 수요에 발맞춰 제조공장을 쉴 틈 없이 돌리고 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유연석도, 팽현숙도 반해버렸다는 캠핑카의 매력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JTBC 캠핑클럽’

사진출처_뉴스1

서울에 거주하는 5년 차 직장인 박모 씨는 올여름휴가로 캠핑카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처음엔 호캉스를 즐기려 했다는 박모 씨는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킬 수 있는 여행을 고민 한끝에 캠핑카로 여행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박 씨는 “집콕을 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거리를 잘 지킬 수 있는 최적의 대인이 캠핑카라고 생각했다”라며 “핑클 언니들이 캠핑카로 여행을 떠나는 포맷의 예능을 인상 깊게 보고 언젠간 나도 해봐야지 싶었는데 막상 다녀오니가 생각보다 더 좋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_JTBC 캠핑클럽

사진출처_뉴스1

박 씨의 말처럼 코로나19는 차박에 대한 인기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는데요. 관련 수요에 힘입어 국내 캠핑카 등록 대수는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 4천 대에 불과한 국내 캠핑카는 재작년 말 기준 2만 5천 대를 기록하며 5년 새 약 6배가량 늘어났는데요. 이는 약 1년에 평균 4천 대씩 등록 대수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_유튜브 ‘유연석의 주말연석극’

사진출처_OSEN

정부는 앞선 지난해 2월 자동차 관련 규제 요건을 완화해 화물차, 승용차 등 다양한 차종을 캠핑카로 튜닝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는데요. 같은 해 5월에는 굳이 차종을 변경하지 않더라도 화물차의 차량 적재함에 캠핑용 장비인 캠퍼를 장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자동차 튜닝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자, 지난 2020년 자동차 튜닝 건수는 재작년 대비 14% 증가한 24만 2950건을 기록했는데요.

사진출처_한국일보

사진출처_유튜브 ‘유연석의 주말연석극’

배우 유연석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캠핑카로 개조한 자신의 차량을 공개해 연예계 캠핑 마니아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영상에서 공개된 그의 차량은 2013년 랜드로버 대펜더 롱바디 모델인데요. 유연석은 “짐과 서핑보드를 싣기 위해 영국에서 수입한 루프랙을 달고 보조 발판, 차량용 어닝 등을 추가했다”라며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재밌는 차”라고 밝혔습니다.

방송인 팽현숙은 최근 JTBC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에서 자신의 오랜 로망이던 캠핑카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밝혔는데요. 평소 알고 지낸 지인 부부와 반반씩 투자해 캠핑카를 구입했다고 밝힌 팽현숙은 방송을 통해 대형버스 크기의 캠핑카를 공개했습니다.

사진출처_’JTBC1호가 될 순 없어’

약 47인승 크기의 버스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팽현숙의 캠핑카는 깔끔한 주방과 킹사이즈 침대를 비롯해 노래방, 화장실, 술장고 까지 갖춰져 프로그램 패널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는데요. 팽현숙의 남편 최양락은 “1번 주유하는데 50만 원이 든다는 데 너무 과한 것 같다”라며 불만을 드러냈으나 “본인이 투자한 것도 없으니 마음에 든다 안 든다 이야기할 필요 없다”라는 아내의 말에 이만 말을 줄여야 했습니다.

사진출처_브런치 ‘오코모’

사진출처_현대 홈페이지

한편, 캠핑카 시장이 급성장하자 차량 제조 업체도 발 빠르게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현대차는 지난 2020년 7월 ‘움직이는 집’을 콘셉트로 샤워부스를 갖춘 화장실과 부엌이 달린 캠핑카 ‘포터 포레스트’를 선보였습니다. 시장에 출시한 가격은 최고 7700만 원에 육박했는데요. 다소 고가임에도 불구 주문이 밀려드는 탓에 해당 모델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공장은 풀가동 상태라고 합니다.

사진출처_뉴스1

한편, 차박 유행에 뒤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최근에는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차박을 했다는 인증숏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해당 글에는 주차장에서 휴대용 버너로 김치전을 부치는 등의 사진이 함께 첨부됐는데요. 이 글의 작성자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취사 금지 구역이라는 지적과 최근 천안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을 언급하며 허술한 안전의식을 질책하는 네티즌들의 비난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사진출처_SBS뉴스

이외 머물렀던 자리를 제대로 치우지 않는 차박족들이 민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예컨대 강원 속초시에 위치한 모 공영주차장 인근의 화장실의 경우 한동안 칸마다 차박족들이 놓고 간 쓰레기로 가득 찼었는데요. 이를 보다 못한 속초시는 결국 화장실 한 칸만 남기고 모두 폐쇄했습니다. 다른 지자체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지라 양양군은 향후 불법 차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양양군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캠핑과 차밖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해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직원들로 구성된 단속반을 운영하고 계도용 현수막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출처_tnN ‘사이코지만괜찮아’

사진출처_JTBC ‘알고있지만’

지금까지 유행이 번지고 있는 차박과 이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캠핑카 수요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사회적 거리를 비교적 잘 지키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쓰레기 처리 문제, 불법주차 등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차박을 즐기려는 문화가 보다 정착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