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집인데 여기에 창문 내고 싶어요” 말에 전문가들이 한 말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아파트들을 보면 가장 큰 공통점이 있다. 아파트 측면에는 창문이 없다는 것인데, 단순히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숨겨진 또다른 이유가 있다.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자.
남향으로 배치 건축비 저렴해
대한민국의 대다수 아파트는 판상형 구조로 지어졌다. 2002년 도곡동에 타워팰리스가 들어선 후 타워형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신축 재개발 아파트는 대부분 타워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
판상형과 타워형의 장단점은 극명하게 갈린다. 먼저 판상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판상형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남향으로 아파트 배치가 이루어진다. 또 아파트 전면과 후면에 창문을 열 수 있어 통풍이 잘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상대적으로 건축비가 저렴하고 발코니 확장을 통해 면적을 넓힐 수 있다.
단점이라면 옛날 아파트라는 인식을 비롯해 개성없는 외관을 꼽을 수 있다. 일렬로 배치되어 있어 뒷동의 조망권 확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동 사이가 가까운 경우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 랜드마크 등극 우수한 조망권
최근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중심으로 타워형 아파트 바람이 불고 있다. 대부분 재건축 아파트들은 타워형 아파트로 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타워형 아파트의 장점은 공원이나 바닷가 혹은 강 주변에 위치해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이름에는 ‘파크’. ‘포레스트’, ‘오션’, ‘리버’ 등의 이름이 들어가곤 한다.
판상형과 달리 창문이 집안을 빙 둘러서 설계되어 우수한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각 동들이 엇갈리게 배치되어 있어 일조권이나 사생활 침해 측면에서도 판상형에 비해 비교적 용이하다.
반대로 타워형은 판상형에 비해 남향 배치가 힘든 점이 단점으로 들 수 있다. 또 발코니 설치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판상형과 같이 앞뒤면의 맞바람으로 통풍할 수 없다는. 또 관리비나 인테리어비도 비싸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건물 간격 줄이기 위해 판상형의 인기가 더 높아
판상형 아파트의 측면에는 창문이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측면에 작은 창문이 있는 곳도 있지만 이는 채광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반대로 타워형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측면에 대한 구분이 없이 아파트 전체를 빙 둘러 창문을 배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판상형 아파트 측면에는 왜 창문이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답으로 ‘동 간격을 좁히기 위해’라고 답했다. 쉽게 말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바짝 붙여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건설회사는 주어진 용적률에 의해 면적을 최대한 설계해야 사업상으로 유리하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동간 거리를 얼마나 띄워야 하는지는 각 지자체별로 조례에 규정하고 있다. 또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 일반 주거지역이냐에 따라 요건이 다르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보면 창문과 창문이 있는 곳의 간물 간 이격거리는 0.8 x 건물 높이로 규정되어 있다.
창문이 없는 측면의 경우 동 간격은 4m 이상 띄워야 한다. 간혹 아파트 측면에 작은 창문이 있는 아파트들이 존재한다. 이는 각 세대별로 하나씩 허용되된 창문으로 보통 화장실이나 통풍을 마련되었다.
최근 새롭게 타워형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집 전체를 빙 둘러 창문이 마련된 배치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타워형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2019년 국토교통부와 매일경제가 공동으로 선정한 살기 좋은 아파트 조사 결과 77%가 판상형을 차지했고, 타워형은 23%에 불과했다. 따라서 최근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들은 판상형과 타워형의 장점을 결합한 혼합구조가 나오는 등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