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니죠’ 특이한 외관으로 주목 받은 아파트 현장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요새 아파트 리모델링’이라는 글이 한동안 화제를 모았다. 해당 글에 올라온 사진은 아파트 공사 전후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공사 과정 사진을 보면 기존 아파트에서 면적이 넓어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연 이곳은 어디고 왜 이런 방식은 선택한 걸까? 좀 더 알아보자.
284가구 나홀로아파트
2010년 리모델링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평화아파트가 화제된 사진의 주인공이다. 국내 2호 리모델링 아파트인 이곳은 1987년 3개동, 284가구로 이루어진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다. 기존 아파트를 헐고 새롭게 리모델링 되면서 평화아파트는 당산쌍용예가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2010년 7월 단지 전체 리모델링 방식을 통해 새로운 아파트가 탄생한 것이다.
쌍용예가클래식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각 세대별 면적이 늘어나고 지하 2층까지 주차장이 신설되면서 지상공간은 녹지공간으로 조성됐다. 또 1층은 필로티로 만들어 수직증축까지 이루어졌다. 특이한 점은 당시 선호되었던 4베이, 3베이가 아닌 앞뒤가 길어진 평면도를 지니게 된 것인데 이로 인해 사이드라인의 호실은 측벽에 창을 내고 중간에 중정 방식으로 앞뒤가 길어지는 부작용을 최소화시켰다.
방, 화장실 1개 추가
동간 간격은 가까워져
사진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쌍용예가클래식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들과 다르게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나홀로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이 힘들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주로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주로 수평증축으로 이루어진다. 수평증축이 이루어지면서 복도식 아파트가 계단식 아파트로 변하면서 세대당 면적이 넓어지는 것이다. 실제 쌍용예가클래식의 세대별 면적은 20~30㎡ 늘었다.
해당 아파트를 또한 13층까지 수직증축까지 이루어져 분양 물량을 확보했다. 평면도를 확인해보면 세대당 방과 화장실은 1개 더 추가되었다. 즉 방이 2개인 집은 3개, 3개인 집은 4개로 늘어났고 거실은 더 넓어졌다. 면적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는 반면 면적이 옆으로 넓어지며 동간 간격이 가까워졌다는 불편함도 있다.
현재 10억 5000만원 기록
안전진단 통과 못해
리모델링 후 당산 쌍용예가클래식 주민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처음엔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고급재와 내진보강 등 재건축이나 다름없는 변화에 놀라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2003년 34평형을 2억 2500만 원에 매입해 거주한 K씨는 리모델링 후인 2010년 5억 5000만 원으로 집값이 올랐다. 2021년 이곳의 실거래가는 10억 5,000만 원을 기록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당시 재건축을 하지 않은 것을 ‘잘한 일’이라며 입 모아 말했다. 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 엎치락뒤치락하며 1년 이상 사업을 진척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평화아파트는 당시 골조가 튼튼해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고 용적률을 키울 수 없는 구조로 인해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단지 외부 또한 공원처럼 깨끗한 모습을 갖추었다. 투기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조합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재건축처럼 조합설립 이후 잦은 소송을 치르는 일도 없어 사업 기간이 길어지지 않았다. 여러모로 이득인 평화아파트 리모델링은 입주민 입장에선 ‘신의 한 수’였던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