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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망한다’ 소리 나오던 롯데쇼핑이 하루아침에 몰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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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대한민국의 유통 공룡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부터, 슈퍼, 마트, 드럭스토어 등을 거느린 이 기업은 수십 년째 유통업계 선두를 달리며, 대기업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던 롯데쇼핑의 앞날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20년 2월, 롯데그룹이 롯데쇼핑 점포를 조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롯데그룹의 발표에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롯데쇼핑의 몰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쇼핑이 하루아침에 특단의 조치를 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롯데쇼핑의 악재를 파헤쳐 보도록 하자.

믿었던 중국에서 사업 철수

2008년 롯데쇼핑은 대형마트 ‘마크로’를 인수하며 중국 유통업계 시장 진출을 알렸다. 같은 해 국내 기업 최초로 베이징에 롯데 백화점을 개관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중국을 유통업의 중추로 여겼던 신동빈 회장은 계열사들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 10조 원을 투자한다. 이후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비롯한 21개의 계열사를 모두 중국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해외 진출의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당시 중국은 알리바바를 비롯한 이커머스 시장이 막 성장하고 있던 시기였다. 이러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점포 확장에만 급급했던 롯데쇼핑은 점차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현지화에 실패한 롯데쇼핑은 2010년을 기점으로 점차 실적이 하락하고 만다.


중국 내 롯데쇼핑의 입지가 본격적으로 흔들린 건 2016년부터다. 롯데그룹은 경북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부지를 국방부의 남양주 부지와 교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롯데쇼핑은 총 112개에 달하는 매장을 운영해왔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2017년 3월 롯데마트 87개점의 영업 중단을 선언한다. 남은 점포의 매출마저 급격하게 줄어, 결국 롯데쇼핑은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결정하게 된다. 손실만 무려 2조 3,000억 원가량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적자 3,500억 원을 기록해 롯데쇼핑의 중국 진출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다.

국내 상황마저 암울 그 자체

위기는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었다. 국내에서도 2014년 마켓컬리의 출범을 필두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 롯데쇼핑의 대응은 늦었다. 지난 2018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롯데쇼핑 e 커머스 사업본부’ 출범 소식을 알렸다. 무려 3조 원의 투자금을 통해 2022년까지 유통 업계 온라인 부문도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꿈꾼 장밋빛 미래는 오지 않았다. 2019년 3분기부터 가시화된 일본 불매운동 때문이다. 그간 롯데그룹은 끊임없이 국적 논란에 휩싸여 왔다. 특히 롯데쇼핑은 세븐일레븐, 무인양품, 유니클로 등 다수의 일본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어 불매 운동의 중심이 되고 만다.


이로 인해 롯데쇼핑의 2019년 3분기 실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매출은 전년 대비 5.8%, 영업이익은 무려 56%나 감소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4분기까지 이어져 당기 순손실 1조 164억 원이라는 굴욕을 맛본다. 다행히 해외 명품 매출의 증가로 백화점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으나, 마트와 쇼핑 부문 실적 감소를 피할 수는 없었다.

몸집 줄이기 나선 롯데쇼핑

상황이 악화되자 롯데그룹은 유통업계 인사의 대대적 물갈이를 진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0년 롯데쇼핑 운영 전략으로 몸집 줄이기에도 나섰다. 이번 다운사이징을 통해 전국의 롯데쇼핑 점포 700여 개 중 200여 개가 사라질 예정이다. 백화점 5개, 마트 50개, 슈퍼 70개, 롭스 20개 이상에 달하는 규모로, 무려 2만 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다.

파격적인 조치가 전해지자 부동산 시장에도 무거운 기운이 맴돌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은 상권 침체를 고려해 폐점 매장에 대한 말을 아끼는 중이다. 구조조정 계획이 점차 구체화되면 롯데쇼핑 매장이 떠나간 지역이 술렁이는 건 시간문제다.


주식 시장도 싸늘하다. 현재 롯데쇼핑은 롯데리츠의 지분을 50%나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롯데리츠는 2020년부터 롯데쇼핑의 점포를 차례로 매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점포정리 소식으로 인해 롯데리츠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위기는 롯데쇼핑에만 불어닥치지 않았다. 이마트 역시 2019년 2분기에 이어, 2014년에도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유통업계 위기를 실감케 했다. 결국 신세계 그룹은 이마트 수장 교체로 수익성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다. 코로나 19 여파로 유통업계 한숨이 늘어가고 있는 지금, 과연 롯데쇼핑을 비롯한 업계 거물들이 영업손실이라는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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