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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로 귀신이라 불리던 여성, 직접 만나니 뜻밖의 사연 털어놨다

SBS ‘궁금한 이야기Y’

지난 달 24일 올림픽대로 위에서 교통정체를 겪던 상현 씨(가명)는 눈을 의심했다. 긴머리에 분홍색 롱패딩을 입은 ‘여성’이 상현 씨의 운전석 옆 도로를 태연히 걸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에 대해 “아무런 표정이 없었어요. 주변 신경을 안 쓰고 자기 가려고 하는 길만 보시고 가더라고요. 오른손에 책 같은 걸 들고 가는데 사연이 있지 않을까 싶고”라고 말했다.


올림픽대로를 걷는 당당한 걸음과 계절감 없는 옷차림의 영상은 ‘올림픽대로에 출몰한 귀신’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퍼진 후 그녀를 본 적 있다는 또 다른 목격자가 있었다.


SBS ‘궁금한 이야기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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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목격자 박정수 씨(가명)는 “혼자셨고 책인가 뭘 들고 가셨거든요. 그때도? 책인가 여기 겨드랑이에 끼시고 그냥 걸어가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림픽대로 왕복 8차선 도로 한복판을 걸어간 여성 A씨의 동영상이 퍼지며 “귀신인 줄 알았다” “너무 위험해 보인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SBS ‘궁금한 이야기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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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여성의 언니가 “동생이 이토록 위험한 일상을 보낼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A씨의 언니는 “(영상을 보니) 누가 봐도 내 동생이었다”며 “어디까지 걸어갔었다고 말로만 들었지 그렇게 화면으로 본 건 처음이니까, 손이 떨렸다”고 말했다.


A씨의 언니는 올림픽대로를 건넌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다니는 교회로 가지 않았나 싶다”며 “신앙 쪽으로 미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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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전교 1등 할 정도로 똑똑했던 A씨는 유학을 다녀온 20대 초반부터 조금씩 이상해졌다고 했다. A씨 안에 할머니가 있는 것처럼 이상한 말을 한다거나 한밤중 집에서 도망쳐 기도원으로 가는 등 교회에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는 것이다.


언니는 동생이 집 밖을 뛰쳐나가 정처 없이 걸어 다니는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동생이 주로 향했던 곳은 집에서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교회들이었다. 온 가족이 기독교 신자이지만 동생과 엄마만큼은 이해하기 힘든 종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A씨 때문에 온 가족이 애를 먹었지만 어머니만큼은 달랐다고 했다. A씨의 언니는 “동생이 이상한 소리 할 때, 누가 봐도 이상한 소리인데 엄마는 신이 하는 소리라면서 귀를 기울이시더라”며 “엄마가 손을 얹고 ‘마귀야 나가라’ 하면서 기도를 하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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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A씨는 보행자 출입이 금지된 올림픽대로를 걸어간 이유에 대해 묻자 횡설수설했다. 그는 “저는 면허증이 없어서 그런 위험한 길인지 모르고 흘러들어갔다”며 “저 별로 문제없어요. 그냥 저도 그때 미쳤나 봐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갑자기 가다가 조폭 같은 무서운 사람들인 줄 알고 시커먼 사람들이 보였다”고도 했다.


가족들은 A씨를 설득해 병원을 찾았다. A씨를 상담한 정재훈 정신과 전문의는 “초기에는 환청과 망상이 주된 증상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조현병과 조울증이 함께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A씨는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입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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