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별세 소식에 ‘수양딸’로 불리던 여가수가 보인 반응은 모두를 울렸다
향년 95세 나이로 별세한 송해
수양딸 가수 유지나 송해 집 방문
‘놀러 오라 하셨는데 뵙지 못했다’라며 눈물
중앙일보 / 아시아 경제 |
KBS ‘전국노래자랑’ |
지난 34년 동안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며 안방을 설레게 했던 국민 MC 송해가 8일 오전 서울 강남 자택에서 향년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27년생인 송해는 1988년부터 KBS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아 ‘일요일의 남자’, ‘원조 국민 MC’ 등으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지난 4월엔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KBS 2TV ‘여유만만’ |
故 송해의 별세 소식에 그의 수양딸로 알려진 트로트 가수 유지나가 한달음에 고인의 집으로 향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017년 KBS 2TV ‘여유만만’에서 출연한 송해는 “91세 나이에 숨겨 놓은 늦둥이 딸이 있다. 요새 눈도 많이 와서 숨겨 놨었다”라며 유지나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유지나는 송해와의 첫 만남에 대해 “‘전국노래자랑’에서 송해 아버지를 처음 만났다”라고 이야기했고 송해는 “유지나와 친자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의 아쉬움을 채워가며 부녀 사이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지나는 중학교 때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고 송해는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는데 아들을 오토바이 사고로 잃었다. 아픈 가족사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위로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KBS 2TV ‘여유만만’ |
또 유지나는 2016년 발매한 정규앨범 ‘BEST One’s LOVE’의 타이틀곡 ‘아버지와 딸’을 송해와 함께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버지와 딸’은 유지나와 송해가 함께 부른 듀엣곡으로 두 사람은 함께 여러 프로그램의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유지나는 “듀엣곡을 부르자고 하면 혹시나 혼날까 싶었는데 아버지가 데모곡을 처음 듣고 ‘유지나가 나를 울리는구나’라고 하시면서 막 우셨다. 그 이후 노래를 같이 불러주겠다고 해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 ‘나는 트로트 가수다’ |
가수 유지나는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로 송해를 떠올리며 “아버지가 20일 전쯤에도 전화하셨다. 얼굴 보고 싶으니 조만간 집에 놀러 오라고 하셨는데 뵙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뵌 건 두 달여 전”이라며 “코로나19로 고생하시고 나서 괜찮으시냐고 여쭤보니 ‘죽다 살아났다’고 하시면서도 ‘다행히 크게 아픈 데는 없어서 괜찮다’고 하셔서 정말 그러신 줄 알았다”라고 눈물을 쏟으며 이야기했다.
연합뉴스 |
한편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진행하며 직업, 성별, 연령대 가릴 것 없이 시민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며 진솔한 대화와 소탈한 성품으로 전국민적 사랑을 받은 송해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물결이 흘렀다.
특히 지난해 12월 조성된 송해기념관에는 수많은 시민이 몰려 그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송해기념관이 위치한 대구 달성은 송해 아내의 고향이며, 송해는 아내와 함께 이곳에 묻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