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베꼈다’고 우기던 중국 3D 전광판의 기막힌 복붙 모습
중국 3D스크린
원신 캐릭터 ‘바바라’
미호요 개발 온라인게임
뉴욕 신주쿠 등 화제
작년, 삼성역 코엑스에 들이닥친 파도를 기억하시나요? 이 파도는 무려 농구장의 4배 크기인 코엑스 아티움 앞 대형 전광판에 게시된 3D 그래픽인데요. 실제 바다가 도심 속에서 요동치는 듯한 생생함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것과 똑 닮은 전광판에 게시된 광고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8일 중국산 인기 게임 ‘원신’이 출시 1주년을 맞아 중국 청두 3D 스크린에 광고를 올려 화제가 되었는데요. 화제가 된 SNS 영상에서는 ‘원신’ 캐릭터 ‘바바라’가 방에서 나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어 영상 속 캐릭터는 선물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게임 1주년 홍보물이 튀어나옵니다.
원신은 중국의 게임 회사 미호요(miHoYo)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으로, 구글과 애플로부터 각각 2020년의 베스트 게임, 2020년의 아이폰 게임으로 선정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본식 2D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3D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구현하여 많은 게임 덕후들을 사로잡은 게임인데요. 1주년 기념으로 대형 3D 광고를 출시하여 팬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든 것입니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올라온 이 영상은 80만 좋아요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영상 속 광고판 앞에 서있는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신기해하며 영상을 찍는 등 광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네티즌들은 “차원의 벽을 뚫었다”, “게임 캐릭터를 저렇게 생생하게 구현한 건 처음 본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원신’ 광고가 올라왔던 중국 청두의 3D 스크린은 과거 삼성의 허락 없이 베꼈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중국 기업에서 만든 이 전광판은 아이디어 구현부터 실사 제작까지 약 3개월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동 코엑스의 전광판이 전시된 시점은 그로부터 6개월 전으로, 시기 상 디자인이나 외관을 카피했다고 볼 가능성이 있죠.
중국 네티즌들은 “3D 디지털 산업을 이끄는 청두”라고 말하며 청두의 옥외 광고판이 선두를 달리고 있음을 암시했는데요. 한편 미국의 AV 매거진은 3D 옥외 광고판 산업을 “한국의 곡선형 사이니지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파도로 시작된 트렌드”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코엑스 스크린의 첫 3D 광고를 제작한 디스트릭트는 그 이후 올해 7월, 뉴욕 타임스퀘어에 같은 광고를 올려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같은 달, 일본에서 ‘크로스 신주쿠 비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슷한 3D 스크린이 게재되었죠. 설치 후 스크린에 ‘움직일 때마다 야옹거리는 거대한 3D 고양이’를 송출하면서 일본인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작년 10월에 설치된 이후 청두의 3D 스크린에는 다양한 3D 광고가 올라왔는데요. 원신 1주년 광고처럼 2D 애니메이션 광고뿐 아니라 중국 인기 배우의 영상 광고, 휴대폰 광고 등이 올라올 때마다 중국 틱톡에 이를 촬영한 수십 개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광고에 오른 스타 중엔 한국인도 있었는데요. 중국의 음료 브랜드 ‘차파이’는 지드래곤을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를 했습니다. 한한령 이후 전반적으로 한류 스타를 모델로 내세우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청두 중심가에 생생하게 드러난 지드래곤의 모습은 중국인들의 이목을 끌었죠.
지난 21일에는 청두 스크린에 귀여운 3D 마이 멜로디 캐릭터들이 출연하여 중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는 오는 10월까지 청두 스크린에 등장한 마이멜로디의 캐릭터 ‘멜로디’와 ‘쿠로미’를 찍어 SNS에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의 일환이었죠. SNS에 올라온 영상들은 최대 150만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