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았더니 매출 400억 사장님이 되었습니다”
“사업 아이템은 늘 곁에 있다”
요가나 필라테스를 할 때 주로 입었던 레깅스는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옷이다. 때문에 몸매가 자신 없는 이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레깅스 대신 통이 넓은 옷을 선택하는 일이 많았다. 기존 레깅스는 허리에 위치한 고무줄로 고정하는 방식이라 뱃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밖으로 내어 말할 수준의 불만이 아니라 개개인의 니즈로 남아있던 불편함을 해결해 사장님이 된 이들이 있어 화제다. 대체 어떤 이들일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뱃살 걱정 없어요, 젝시믹스 이수연 대표
사소하게 여겨졌던 불편함을 개선해 대박을 터트린 사람이 있으니 바로 젝시믹스의 이수연 대표다. 30대 후반인 그는 젝시믹스에 입사하기 전부터 일반 회사원인 동시에 운동복 리뷰, 운동 영상, 식단 등의 콘텐츠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인스타그램 파워 인플루언서였다. 11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가진 그가 젝시믹스 디자인 팀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젝시믹스는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디자인 팀장으로 입사했지만 그는 디자인이 아닌 원단 개발에 집중했다. 이에 대해 이수연 대표는 “요가복은 상하의 모두 몸에 밀착되는 민감한 의류이기 때문에 원단 개발부터 생산까지 직접 참여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직접 레깅스를 수백 번 입어보면서 지속적으로 수정을 했다. 그 결과 기존 레깅스의 불만이었던 속옷 비침, 고무줄 탄력 저하를 개선한 제품을 내놓았다.
2016년 그가 내놓은 셀라 레깅스는 가격이 저렴한 데다가 ‘뱃살이 마법처럼 사라진다’라는 콘셉트를 갖추고 있다. 강한 신축성과 텐션감을 가지고 있어 고무줄이 커버하지 못했던 뱃살까지 모두 잡고 흘러내리지도 않는다. 젝시믹스는 셀라 레깅스를 시작으로 하루 매출 평균이 2억 원 이상의 기업으로 변모했다. 가로수길 핏 스토어도 오픈 3개월 만에 1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사진은 이수연 대표의 능력을 인정해 2018년 대표이사로 임명되었다.
2. 가리지 말아요. 안다르 신애련 대표
레깅스는 편안하지만 Y 존 등 원치 않는 신체 부위가 드러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위에 긴 티셔츠나 원피스로 하체를 가려야 했다. 이 같은 불편함에 주목한 이가 있으니 한때 요가 강사로 활동했던 안다르의 신애련 대표다. 일상에서 레깅스를 입기 위해선 우선 Y 존을 잡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23세에 그는 직접 레깅스를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했다.
요가 수업을 마친 그는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와 23살까지 모은 2000만 원을 들고 동대문 원단시장으로 향했다. 만만하게 보고 거짓말 치는 사람들 틈에서 겨우 원하는 원단을 구입한 뒤 붕어빵을 돌리며 의류업체를 수소문했다. 공장을 찾으니 비용이 문제였지만 공장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제품 출시 후 발생할 기대 수익을 바탕으로 공장 측을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공장에서도 내리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정말 감사해요”라고 그는 회상했다.
현재는 자체 공장을 보유해 원단 구매부터 의상 제작까지 진행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초창기에 신애련 대표는 직접 공제에서 봉제를 했다. 공장장에게 찾아가 봉제 시안을 제안하고 집에서는 홈페이지,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같은 패턴이라도 공장마다 나오는 결과물이 조금씩 달라 품질관리를 해야 했다. 안다르는 Y 존을 민망하게 만드는 이 봉제선을 없애 디자인 특허를 냈다.
또 2~3주에 걸쳐 5600개 정도의 요가, 필라테스원에 전화해 직접 찾아가 제품을 홍보했다. “하루에 1000km를 뛸 정도로 다 돌았다”라고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덕분에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15년 안다르 사업을 시작할 당시 한 달에 80만 원도 못 벌었으나 4개월 만에 8억 9000만 원, 2016년에는 66억 원, 2018년에는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3. 여성을 위한 편안함, 뮬라웨어 조현수 대표
론칭 11년 된 뮬라웨어의 조현수 대표도 10년 넘는 기간 동안 여성을 위한 피트니스 분야에서 일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센터 외의 공간에서 건강과 쉼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올리다 여성 운동복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중간한 옷은 있었으나 질이 좋으면서 스타일리시하고 가격이 적당한 상품이 없었다.
그는 운동복 브랜드 뮬라웨어를 론칭하면서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레깅스가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만큼, 난립하던 각종 다리라인 보정 등 몸매 보정 기능 레깅스는 여성 질병을 유발하기 쉬웠다.
조현수 대표는 “요가복 레깅스는 동작 시 몸을 견고하게 지지해줘야 하는 만큼 내구성도 놓칠 수 없었다”라며 “탄력 및 편안한 착용감을 동시에 구현해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밝혔다. 이후 뮬라웨어는 밀착력이 좋고 얇지만 서플렉스 원단이라 비침이 없고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답답하지 않는 레깅스를 개발해냈다. 2017년 180억 원 매출을 기록한 뮬라웨어는 2019년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