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단 하나뿐이지만…” 15억 가뿐히 넘긴 아파트의 내부 모습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잇따른 집값 상승과 부동산 시장 규제로 인해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실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 수도권 일대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작된 폭발적인 수요는 서울 일대의 원룸형 소형 아파트에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15억에 육박하는 경우 多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의 전용면적 40㎡는 방 1개와 욕실 1개가 있는 원룸형 아파트다. 소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에는 14억 8000만 원에 거래되더니, 지난달에 15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곳에는 39~41㎡ 전용면적의 소형 주택들이 926가구가 입주해있고, 청담역, 삼성중앙역과 같은 주요 역에 도보로 접근할 수 있다. 근처에는 스타필드, 현대백화점이 있어서 편리한 인프라를 자랑하고 복합환승센터도 들어설 전망이다.
강남과 성수 일대를 중심으로 전용면적 40㎡ 내외에 불과한 소형 아파트의 몸값이 15억 원대를 웃돌고 있다. 서울시는 매매가가 15억 원을 넘기면 초고가 아파트로 분류해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집값이 점점 상승하고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원룸형의 소형 아파트마저 초고가 아파트 선으로 진입하고 있다.
강남 일대는 접근성과 입지가 좋고 개발 호재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주택 규모나 형태와 상관없이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신혼부부가 1인 가구가 주로 선호한다. 기존에는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원룸형 아파트를 찾았지만, 강남권에서는 거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점점 찾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의 전용면적 49㎡도 지난달에 15억 9500만 원에 거래됐다. 2015년의 분양가는 4억 5000만 원이었는데, 6년 안에 11억 원이나 오른 것이다. 개포동에 위치한 성원대치 2단지의 전용면적 39㎡도 14억 원에, 수서동에 위치한 신동아의 39㎡도 13억 40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고급 아파트 중심으로 인기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인 가구의 비중은 57.3%였는데, 통계 예측치에 의하면 2047년에는 72.3%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소형 아파트는 3484건이었고, 강남구, 송파구, 용산구 순으로 거래 가격이 높았다.
일부에선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 현상과 맞물려 있지는 않다고 본다. 고소득자가 선호하는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월에 미분양 된 주택은 65가구였는데, 이 중 64가구가 초소형 원룸 아파트였다. 구로구 오류동에 있는 다원리치타운 17가구,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현진리버파크 9가구, 강동구 길동에 있는 경지아리움 38가구 등이 모두 13~14㎡ 크기의 원룸형 주택이었다.
규제 강화될 예정
강남권에 있는 전용면적 27~45㎡의 소형 아파트는 주로 2000년대 중후반에 공급됐다. 당시 소형 주택 의무비율이 존재했는데. 재건축 단지 중 20% 이상을 전용면적 60㎡ 이하로 지어야 했고 재건축 조합원들은 이때 초소형 아파트의 비중을 늘렸다. 이 시기에 삼성힐스테이트 1·2단지,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신천동 파크리오 등에 전용면적 45㎡ 이하 단지가 들어섰다.
의무비율을 채워야 한다는 규제 때문에 소형 아파트를 끼워 넣은 셈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낮았다. 하지만 강남 일대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수요에 맞게 공급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양한 규제로 인해 주택 공급이 더욱 어려워지며 소형 아파트에 눈 돌리는 실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아파트의 대지 지분이 18㎡ 이상이라면 지자체의 거래 허가 대상으로 규제됐다. 그러나 초소형 아파트의 경우 기준치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허가 없이 주택 거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오는 10월부터는 6㎡가 넘을 때부터 허가를 받도록 규제가 강화됐다.